플래그십 SUV 왕좌는 옛말? BMW X7의 질주에 속수무책…벤츠, S클래스마저 흔들리나!

삼각별의 위엄도 거침없는 질주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2025년 1분기 수입 플래그십 SUV 시장에서 BMW X7이 메르세데스-벤츠 GLS를 압도적인 격차로 따돌리며 왕좌를 굳건히 지켰다. BMW X7의 판매량은 무려 1,227대에 달했지만, 벤츠 GLS는 고작 356대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회장님 차’의 대명사 마이바흐 GLS(68대) 판매량을 합쳐도 424대로, X7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처참한 성적표다.
숫자가 말해주는 처참한 격차, X7에 ‘KO패’ 당한 GLS

올해 1분기, BMW X7은 그야말로 벤츠 GLS를 ‘판매량으로 구타’했다. X7이 1,227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샴페인을 터뜨리는 동안, GLS는 356대라는 초라한 실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마이바흐 GLS를 끌어모아도 X7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니, ‘삼각별의 굴욕’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BMW X7 니시키 라운지 콘셉트 측정면 (출처=BMW)
이러한 판매량 차이는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이미 이전부터 X7은 GLS를 꾸준히 앞서왔다. 2023년 X7은 4,399대, GLS는 667대에 불과했고, 2024년에는 X7 4,332대, GLS 1,322대로 집계됐다. GLS 판매량이 그나마 반짝 상승한 것은 2023년 하반기 부분 변경 모델 출시로 인한 ‘신차 효과’였을 뿐, 대세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못했다.

1천만 원 더 주고 뒷자리는 불편? GLS 외면받는 뼈아픈 이유

도대체 무엇이 이런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가격’이다. BMW X7의 시작 가격은 1억 4,990만 원부터지만, 벤츠 GLS는 1억 5,710만 원으로 시작부터 700만 원 이상 비싸다.
여기에 프로모션 할인까지 더해지면 실구매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GLS의 경우 통상 1,000만 원 수준의 할인이 적용되지만, X7은 딜러사에 따라 1,000만 원에서 최대 1천만 원 중반대까지 통 큰 할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흔하다. 결국 소비자가 실제로 지갑을 열 때는 1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나게 되니, 같은 플래그십 SUV라면 더 저렴한 X7로 눈길이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가격만이 문제가 아니다. 두 모델 모두 ‘패밀리카’로서의 역할이 중요한데, 여기서 GLS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낸다. 바로 ‘2열 편의성’이다. X7과 GLS 모두 2열 리클라이닝 각도 조절 기능을 지원하지만, GLS의 각도는 X7보다 현저히 제한적이다. 오죽하면 많은 GLS 차주들이 사비를 들여 별도의 2열 리클라이닝 시공을 받을 정도니, 뒷좌석에 가족을 자주 태워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X7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BMW X7 니시키 라운지 콘셉트 정면 (출처=BMW)
SUV뿐만이 아니다? S클래스 아성까지 위협하는 BMW의 역습

더욱 뼈아픈 사실은, 이러한 위기가 비단 GLS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때 수입 플래그십 세단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마저 BMW 7시리즈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올해 1분기, 7시리즈는 1,338대가 팔리며 967대에 그친 S클래스를 371대 차이로 앞질렀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변’이 현실이 된 것이다.
BMW X7 니시키 라운지 콘셉트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BMW)
상품성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여주지도 못하면서 가격은 더 비싸고, 실내 편의성은 오히려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한, 벤츠 플래그십 모델들의 수난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명성에만 안주하다가는 순식간에 왕좌를 내줄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벤츠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삼각별의 안일함이 빚은 참사일까, 아니면 BMW의 끊임없는 혁신이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일까. 분명한 것은, 더 이상 과거의 영광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