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카니발마저 제친 압도적 1위, 그 비밀은 ‘하이브리드’에 있었다
2025년 5월,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랫동안 ‘국민 아빠차’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던 기아 쏘렌토와 카니발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왕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다. 5월 한 달에만 무려 8,124대를 팔아치우며, 경쟁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압도적인 격차로 1위 자리를 꿰찼다.지난 몇 달간 굳건했던 쏘렌토의 1위 아성이 마침내 무너졌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팰리세이드는 5월 한 달간 판매량이 전월 대비 62%나 폭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쏘렌토와 카니발은 나란히 판매량이 감소하며 왕좌를 넘겨주고 말았다.
이는 단순히 한 달간의 이변이 아닌, 대한민국 패밀리카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알리는 의미심장한 신호탄이다. ‘아빠들의 최종 선택지’가 이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번 팰리세이드 돌풍, 그 중심에는 ‘하이브리드’가 있다. 총판매량 8,124대 중 무려 6,166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10대 중 8대 가까이가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셈이다.
이는 ‘대형 SUV는 연비가 나쁘다’는 고정관념과 ‘비싼 하이브리드를 굳이?’라는 초기 우려를 완벽하게 뒤집은 결과다. 조용하고, 힘 좋고, 심지어 연비까지 좋은 하이브리드의 매력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활짝 연 것이다.
팰리세이드의 1위 등극은 또 다른 중요한 트렌드를 보여준다. 바로 ‘미니밴의 시대’가 가고 ‘대형 SUV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점이다. 절대 강자 카니발을 제쳤다는 것은, 가족을 위해 실용성만을 따지던 시대에서 나아가, 아웃도어 활동과 다재다능함, 그리고 고급스러움까지 원하는 아빠들이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7인승과 9인승 옵션을 제공해 미니밴의 공간 활용성까지 일부 흡수한 팰리세이드의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열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현대차가 처음 선보이는 2.5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334마력이라는 넉넉한 출력을 뿜어내 거대한 차체를 경쾌하게 이끈다. 그러면서도 복합연비는 리터당 14.1km에 달한다.
한번 주유로 1,000km 이상 달릴 수 있다는 입소문까지 더해지며, ‘크고, 힘세고, 오래 달리는’ 이상적인 패밀리카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다. 팰리세이드가 이끄는 대형 SUV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