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에어, 삼성SDI 배터리로 1회 충전 최장 주행거리 기네스북 등재… K-배터리와 美 기술력의 완벽한 시너지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대전까지 더 갈 수 있는 거리, 1,205km. **삼성SDI의 배터리를 심장으로 탑재한 미국의 ‘루시드 에어’**가 단 한 번의 충전으로 이 거리를 주파하며 전기차 주행거리의 역사를 새로 썼다. 통제된 실험실이 아닌 실제 도로 주행으로 달성한 이 기록은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되며, K-배터리의 압도적인 기술력과 ‘테슬라 대항마’ 루시드의 최첨단 효율이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가 나는지를 전 세계에 증명했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출처=TopElectricSUV)

단순한 대용량이 아니다, ‘기술의 시너지’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모델이 세운 이번 기록은 단순히 112kWh라는 대용량 배터리 팩만으로 이뤄낸 성과가 아니다. 이는 삼성SDI의 고밀도 배터리 기술과 루시드의 세계 최고 수준 파워트레인 효율성이 결합된 ‘기술의 승리’다.

루시드 에어의 심장에는 삼성SDI의 주력 제품인 ‘21700’ 원통형 배터리 6,600여 개가 탑재된다. 지름 21mm, 높이 70mm 규격의 이 배터리는 니켈 함량을 극대화한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술로, 작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
삼성SDI 21700 원통형 배터리 (출처=삼성SDI)
이 강력한 심장의 에너지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 내는 것이 바로 루시드의 역할이다. 테슬라 모델 S의 개발을 이끌었던 피터 롤린슨 CEO의 지휘 아래, 루시드는 자체 개발한 초소형 고출력 모터와 900V 이상의 초고전압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 기술력은 배터리 에너지를 손실 없이 바퀴까지 전달하는 핵심으로, 16분 급속 충전만으로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실험실이 아닌 ‘실제 도로’에서 쓴 대기록

이번 기록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테스트가 스위스와 독일을 오가는 실제 도로 환경에서 진행됐다는 점이다. 고속도로는 물론, 에너지 소모가 극심한 험준한 알프스 고산도로까지 포함된 가혹한 조건에서 이전 세계 기록을 160km나 뛰어넘었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실내 (출처=루시드)
루시드 에어의 공식 제원상 주행거리(미국 EPA 기준 약 830km)조차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임을 고려할 때, 실제 도로에서 이를 400km 가까이 초과한 것은 이 차의 잠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준다.

K-배터리의 위상, 세계에 증명하다

이번 기록은 루시드와 삼성SDI의 오랜 신뢰 관계가 맺은 결실이다. 양사는 2016년부터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왔으며, 이번 기네스북 등재는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가 세계 최정상급 성능을 갖췄음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됐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측후면 (출처=루시드)
819마력의 출력으로 정지상태에서 단 3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이 괴물 세단은, 이제 ‘가장 멀리 가는 전기차’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비록 국내 출시는 미정이지만, K-배터리와의 강력한 동맹을 바탕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이 매력적인 전기차가 국내 도로를 누빌 날을 많은 소비자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