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커 7X, 호주서 모델 Y보다 저렴하게 출시… 800V 시스템·100kWh 배터리 탑재, 국내 상륙 시 4천만 원대 예상

중국 지리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의 중형 SUV ‘7X’ 가 하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과 운전 환경이 비슷한 호주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Y보다 저렴한 가격표를 공개하며, 연내 국내 상륙이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5를 위협하는 가격에, 그를 뛰어넘는 성능과 크기를 갖춘 이 ‘프리미엄 사냥꾼’의 등장은 국내 전기차 시장의 모든 경쟁 구도를 뒤흔들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지커 7X (출처=지커)

‘혈통’부터 다르다… 볼보·폴스타와 공유하는 기술력

지커 7X를 단순한 ‘중국산 전기차’로 본다면 큰 오산이다. 지커는 볼보와 폴스타를 소유한 중국 지리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7X의 뼈대가 되는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 플랫폼은 현대 아이오닉 5의 E-GMP처럼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최첨단 아키텍처로, 기술적으로 이미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지커 7X 실내 (출처=지커)

스펙 시트, 숫자로 압도하다

지커 7X의 제원은 국산 경쟁 모델을 모든 면에서 위협한다. 차체 크기는 현대 싼타페와 비슷하며,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2,900mm)는 테슬라 모델 Y보다 길다.

파워트레인은 세 가지로 운영된다. 기본형은 75kWh LFP 배터리로 480km(WLTP 기준)를, 롱레인지 모델은 100kWh NCM 배터리로 최대 615km를 주행한다. 정점에는 639마력의 듀얼 모터를 얹은 고성능 사륜구동 모델이 있다. 이 모델은 거대한 차체를 정지상태에서 단 3.8초 만에 시속 100km로 밀어붙인다. 800V 시스템 덕분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해, 최적의 조건에서 약 10분 충전만으로도 상당한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것 또한 강점이다.
지커 7X 측면 (출처=지커)

4천만 원대 ‘프리미엄 사냥꾼’의 등장

가장 주목할 부분은 가격이다. 호주 시장에서 5만 7,900호주달러(약 5,243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현지 테슬라 모델 Y보다 훨씬 저렴하다.

만약 이 가격을 기준으로 국내에 출시된다면,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한 최종 실구매가는 4,000만 원대 후반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실구매가 5,000만 원대 초반부터 시작하는 현대 아이오닉 5 롱레인지 모델과 직접 경쟁하는, 매우 공격적인 가격이다.
지커 7X 측후면 (출처=지커)
지커 7X의 상륙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축복’에 가까운 새로운 선택지를, 현대차·기아에게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강력한 ‘위협’을 동시에 선물할 것이다. 하반기 전기차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