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티, W16 엔진 고별작 ‘브루야르’ 공개… 단 한 명을 위한 원오프 모델, 추정가 278억 원
20년간 하이퍼카의 정점에 군림해온 자동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심장, 부가티의 8.0리터 쿼드 터보 W16 엔진이 마침내 마지막 여정을 시작했다. 그 장엄한 피날레를 장식할 단 한 대의 자동차, ‘부가티 브루야르(Brouillard)’가 세상에 공개됐다. 이는 고객 단 한 명을 위해 모든 것을 새로 만드는 부가티의 새로운 원오프 프로그램 ‘쏠리테르(Solitaire)’의 첫 작품으로, 추정 가격만 최대 278억 원에 달하는, 움직이는 예술품이다.
부가티 브루야르 정면 (출처=부가티)
W16 엔진 시대의 가장 화려한 마침표
브루야르의 핵심은 2005년 베이론으로 시작된 부가티 W16 엔진 시대의 가장 화려한 마침표라는 점이다. 지난 20년간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고 강력한 자동차의 동의어였던 이 전설적인 엔진은, 브루야르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부가티 브루야르 측정면 (출처=부가티)
그 마지막을 위해 부가티는 1,600마력이라는 최고출력으로 엔진을 최종 완성했다. 이는 2026년 등장할 자연흡기 V16 하이브리드 엔진을 얹은 신모델 ‘투르비온’에게 왕좌를 넘겨주기 전, 내연기관의 정점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마지막 포효다.
부가티 브루야르 측면 (출처=부가티)
‘쏠리테르’, 단 한 사람을 위한 예술 창조
브루야르는 부가티의 최상위 비스포크 프로그램인 ‘쏠리테르’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이는 단순히 색상이나 가죽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해 차체 패널부터 실내 부품 하나까지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코치빌딩의 정수다.
부가티 브루야르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부가티)
‘안개(Brouillard)’라는 이름처럼 신비로운 특수 도장으로 덮인 차체는 유려한 곡선으로 재탄생했다. 실내에는 창립자 에토레 부가티가 아꼈던 말 ‘브루야르’를 기리기 위해 시트와 도어 패널에 말의 형상을 자수로 새겼고, 유리로 된 기어 시프터 안에는 정교한 미니어처 말 조각상이 담기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디테일로 가득하다.
부가티 브루야르 실내 (출처=부가티)
278억, 가격표가 없는 자동차
부가티는 공식 가격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브루야르의 가치를 최소 1,500만 달러(약 208억 원)에서 최대 2,000만 달러(약 278억 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이는 2019년 세계 최고가 신차였던 ‘라 부아튀르 누아르’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금액이다. 고객의 상상이 곧 가격이 되는 ‘쏠리테르’ 프로그램의 특성상, 사실상 가격의 상한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부가티 브루야르 측후면 (출처=부가티)
브루야르는 단순한 자동차의 차원을 넘어, 한 시대의 기술적 정점과 한 사람의 꿈이 만나 탄생한 움직이는 조각상이다. 단 한 명의 오너만이 그 키를 쥐겠지만, 그 존재만으로 내연기관 하이퍼카의 가장 위대한 전설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