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그야말로 ‘할인 전쟁’이 터졌다. BMW가 5시리즈의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포문을 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영원한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도 최대 1,455만 원에 달하는 ‘재고 정리’ 카드를 꺼내 들며 맞불을 놨다. 제네시스 G80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라면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출처=메르세데스-벤츠)
이번 할인은 지난 7월, 2026년형 연식 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남은 2025년형 재고 물량을 빠르게 소진하기 위한 전략이다. ‘구형’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사실상 옵션 차이는 미미해 ‘가성비’를 추구하는 현명한 소비자들에게는 다시없을 절호의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빛나는 그릴’ 포기하면 825만 원이 ‘세이브’
이번 프로모션의 핵심은 가장 대중적인 E 200 아방가르드 모델이다. 2026년형과의 가장 큰 차이점인 ‘발광 라디에이터 그릴’ 옵션이 빠진 2025년형 모델을, 기존 7,500만 원에서 825만 원 할인된 6,675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측정면 (출처=메르세데스-벤츠)
이는 경쟁 모델인 제네시스 G80 2.5 가솔린 모델에 ‘파퓰러 패키지’ 등 선호도 높은 옵션을 추가한 가격과 거의 완벽하게 겹친다. 사실상 ‘빛나는 그릴’ 하나를 포기하면, 국산 프리미엄 세단을 살 돈으로 ‘삼각별’ 엠블럼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브랜드가 주는 만족감과 탄탄한 주행 성능을 고려하면 외면하기 힘든 유혹이다.
BMW 잡고 G80 막고, ‘가격’으로 승부수
벤츠의 이번 할인은 단순히 재고를 처리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최근 공격적인 할인으로 시장을 흔들고 있는 BMW 5시리즈를 견제하고, 동시에 국산 프리미엄 시장의 절대 강자인 G80의 수요를 뺏어오려는 다분히 전략적인 움직임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실내 (출처=메르세데스-벤츠)
‘수입차 판매 1위’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가격’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꺼내 든 셈이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당분간 G80, 5시리즈, E클래스라는 행복한 선택지 안에서 최고의 조건을 골라 담을 수 있게 됐다.
AMG E 53은 1,455만 원 할인, 하지만 서둘러야
할인의 폭은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더욱 커진다. 주력 모델인 E 300은 트림에 따라 최대 908만 원, 6기통 엔진을 얹은 E 450은 1,193만 원이 할인된다. 고성능 버전인 AMG E 53은 이번 프로모션의 최대 할인 금액인 1,455만 원이 낮아져 1억 2천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실내2열 (출처=메르세데스-벤츠)
다만 이번 프로모션은 2025년형 재고에 한해서만 진행되며, 딜러사별로 할인율과 재고 상황이 모두 다르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최고의 조건을 잡기 위해서는 발 빠른 정보력과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