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간판 SUV, 2026 GV80·GV80 쿠페가 심상치 않은 변화와 함께 공식 출시됐다. 신형인데 가격은 오히려 50만 원 저렴해지고, 소비자들이 원하던 핵심 옵션은 인기 패키지에 쏙 들어갔다. 여기에 후면의 모든 글씨를 지워버리는 파격적인 디자인까지 감행하며 “이 차는 이름값만으로 충분하다”는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BMW X5, 벤츠 GLE와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려는 영리한 승부수다.
제네시스 2026 GV80 실내 (출처=제네시스)
“내 이름 빼고 다 지워”… 여백의 미로 승부수
2026년형 GV80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곳은 뒷모습이다. 기존에 있던 ‘3.5T’나 ‘AWD’ 같은 구체적인 사양을 알리는 레터링을 모조리 삭제했다. 오직 ‘GENESIS’라는 이름과 로고만 남겨뒀다. 복잡한 설명 없이, 오직 디자인과 실루엣만으로 차량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제네시스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제네시스 2026 GV80 측정면 (출처=제네시스)
이러한 ‘미니멀리즘’ 디자인 철학은 GV80을 시작으로 앞으로 나올 모든 제네시스 라인업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은 수입 경쟁 모델과 차별화되는 제네시스만의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내리고, 옵션은 더하고? 역발상의 매력
“신형은 더 비싸다”는 시장의 상식을 제네시스가 깼다. 2026 GV80은 고객 선호 사양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기본 모델의 시작 가격을 6,790만 원으로, 이전 모델보다 50만 원 인하했다.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까지 챙기려는 똑똑한 아빠들의 마음을 정조준한 파격적인 결정이다.
제네시스 2026 GV80 및 2026 GV80 쿠페 (출처=제네시스)
가격만 내린 게 아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선택하는 ‘파퓰러 패키지’의 내용물은 더 알차졌다. 기존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에 더해, 활용도가 매우 높은 ‘빌트인 캠 패키지’를 추가로 묶어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다. 사실상의 가격 인하 효과가 더 커진 셈이다.
쿠페만의 특권, 이제 모두가 누린다
소소하지만 만족감을 높이는 변화도 눈에 띈다. 그동안 GV80 쿠페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던 매력적인 ‘베링 블루’ 외장 색상을 이제 일반 모델에서도 고를 수 있게 됐다. 깊고 오묘한 푸른빛은 4,940mm의 당당한 GV80의 차체와 어우러져 한층 더 세련된 존재감을 뽐낸다.
제네시스 2026 GV80 쿠페 (출처=제네시스)
여기에 어두운 밤, 차에 오를 때마다 감성을 자극하는 도어 무드램프의 밝기를 개선해 실내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가격은 낮추면서 디자인과 상품성은 오히려 끌어올리는 제네시스의 자신감 넘치는 행보가 럭셔리 SUV 시장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