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심장’... 성능과 효율, 모두를 잡았다

‘아빠들의 드림카’ 순위가 하루아침에 바뀔지도 모르겠다. 제네시스가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공식화하며 시장에 거대한 파문을 던졌다. 주인공은 바로 GV80과 G80. 전기차의 충전 스트레스와 내연기관의 유류비 걱정 사이에서 고민하던 소비자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정답’을 들고나온 것이다. 특히 한 번 주유로 1,000km 이상 달리는 압도적인 효율은 독주하던 렉서스를 정조준하고 있다.
GV80 쿠페(출처=제네시스)

전기차는 부담스럽고, 내연차는 아쉬울 때

전기차 판매량이 주춤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지금, 제네시스의 하이브리드 카드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다. 현대차는 최근 열린 투자자 행사에서 2026년부터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본격 투입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전기차로의 완전 전환에 앞서 시장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고성능과 고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영리한 전략이다.
제네시스 GV80 쿠페 One of One 측정면 (출처=제네시스)
지금껏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시장은 렉서스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제네시스의 참전은 이 견고했던 아성에 균열을 내고, 럭셔리 친환경차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겠다는 강력한 선전포고다.

두 개의 모터, 심장이 하나 더 달렸다

새로운 제네시스 하이브리드의 핵심은 현대차그룹이 최초로 선보이는 후륜구동 기반의 2.5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이미 검증된 강력한 2.5 터보 엔진에 역할이 다른 ‘특급 조수’ 전기 모터 두 개를 붙인 셈이다.
제네시스 2026 GV80 및 2026 GV80 쿠페 (출처=제네시스)
한 개의 모터는 엔진 효율을 높이고 시동을 부드럽게 거드는 역할을 하고, 다른 한 개의 모터는 변속기와 맞물려 폭발적인 가속이 필요할 때 힘을 보탠다. 이 기술은 엔진이 돌지 않는 전기차 모드에서도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어, 기존 하이브리드의 단점으로 꼽히던 초반 가속의 답답함을 완벽히 해결했다.

1,080km 주행거리, 렉서스를 정조준하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GV80 하이브리드의 제원은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이다. 시스템 총출력은 약 362마력으로, 기존 2.5 터보 모델(304마력)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놀라운 것은 연비다. 리터당 약 13.5km로 45% 이상 효율이 좋아지며,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1,080km를 달릴 수 있다.
제네시스 GV80 측면 (출처=제네시스)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약 600만 원 오른 7,400만 원대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하지만 압도적인 연비와 강력해진 성능, 그리고 주유 스트레스 해방이라는 가치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네시스 2026 GV80 쿠페 (출처=제네시스)
제네시스의 야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향후 이 시스템을 500마력 이상까지 끌어올려 고성능 버전까지 내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단순한 연비 개선 모델이 아닌, 전동화 기술을 통해 퍼포먼스의 정점까지 넘보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제네시스가 여는 하이브리드의 새로운 시대가 이제 막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