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9.7점, ‘오빠차’ 감성으로 젊은 아빠들 홀렸다

K5 하이브리드가 무서운 기세로 중형 세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가격 빼고 모든 게 완벽하다”는 오너들의 극찬이 쏟아지는 이 차는, 네이버 마이카 평가 9.2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제네시스를 넘보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경차급 실연비라는 ‘양손의 무기’로 ‘국민 세단’ 쏘나타의 턱밑까지 바짝 추격했다.
기아 K5 하이브리드 (출처=기아)

“이거 K8 아니에요?” 9.7점이 증명하는 압도적 디자인

‘아빠차’의 대명사가 쏘나타였다면, K5는 ‘오빠차’의 감성과 ‘가장’의 실용성을 동시에 원하는 젊은 아빠들의 ‘드림카’로 떠올랐다.

오너들이 9.7점이라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몰아준 항목은 단연 ‘디자인’이다. 도로 위 존재감을 뽐내는 날카로운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주간주행등과 공격적인 전면부 그릴은 “이거 K8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고급스럽다.
기아 K5 하이브리드 측면 (출처=기아)
밋밋하고 평범한 세단 디자인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의 감성을 정확히 저격한 것이다. 트렁크까지 매끈하게 떨어지는 ‘쿠페형 루프라인’은 K5의 디자인 백미로 꼽힌다.

“기름값 잊고 산다” 20km/L가 현실이 되는 마법

디자인이 감성을 채운다면, 연비는 지갑을 두둑하게 채운다. K5 하이브리드의 또 다른 심장은 9.6점의 ‘연비’다.
기아 K5 하이브리드 상부 (출처=기아)
2.0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맞물려 시스템 총출력 195마력의 넉넉한 힘을 내면서도, 공인 복합연비는 무려 19.8km/L에 달한다.

이마저도 겸손한 수치다. 실제 오너들은 “연비 운전 전혀 신경 안 써도 평균 20km/L는 그냥 찍힌다”, “고속도로 타면 25km/L도 우습다”며 경차 수준의 유지비에 폭발적인 만족감을 드러낸다. 전장 4,905mm, 휠베이스 2,850mm의 넉넉한 차체로 거주성(9.6점)까지 챙긴 것은 덤이다.
기아 K5 하이브리드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기아)

유일한 단점 ‘가격’, 하지만 “돈값 제대로 한다”

물론 약점은 있다. 오너 평가에서 유일하게 7점대에 그친 항목은 바로 ‘가격’이다. 3,241만 원에서 시작해 풀옵션을 적용하면 4천만 원에 육박한다. ‘국민 세단’으로 편하게 접근하기엔 분명 부담스러운 액수다.

하지만 수많은 오너는 “가격표 보고 망설였지만, 지금은 100% 만족한다”, “준대형급 고급감이 모든 것을 용서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싼 가격을 디자인과 연비가 주는 압도적인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로 찍어 누른 셈이다.
기아 K5 하이브리드 측후면 (출처=기아)
‘디자인의 기아’가 빚어낸 가장 성공적인 하이브리드 세단 K5. 지난 9월 3,127대가 팔리며 4,787대의 쏘나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비싼 가격표마저 ‘고급감’이라는 장점으로 덮어버린 이 매력적인 차가 ‘국민 세단’의 왕좌를 빼앗아 오는 것은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