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대상’ 수상하며 기술력 입증... 가격 파괴의 정석 보여줘

전기차 시장에 제대로 된 ‘하극상’ 모델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스웨덴의 자존심, **폴스타 4(Polestar 4)**다. 최근 ‘2025 대한민국 스마트 EV대상’에서 퍼포먼스 대상을 거머쥐며 기술력을 공인받았다. 폴스타 2에 이어 또 한 번의 쾌거다. 하지만 상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건, 이 차가 보여주는 말도 안 되는 ‘스펙 대비 가격’이다.
폴스타4 측정면 (출처=폴스타)


핵심부터 말하자면, 폴스타 4는 1억 5천만 원에 육박하는 포르쉐 타이칸 4S와 맞먹는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그 절반 수준이다. 6,690만 원(파일럿 팩 포함, 보조금 미적용 기준)부터 시작하는 가격표를 달고, 슈퍼카급 퍼포먼스를 낸다는 이야기다.

3.8초의 마법, 도로 위를 지배하다

수치가 모든 것을 증명한다. 폴스타 4 듀얼모터 모델은 최고 출력 544마력을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8초. 엑셀을 밟는 순간 시트에 몸이 파묻히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SUV 쿠페 폴스타4 (출처=폴스타)
재미있는 건 경쟁자들과의 비교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BMW iX3나 벤츠 EQC 같은 동급 경쟁 모델들이 280~300마력 언저리에서 노는 동안, 폴스타 4는 혼자 500마력 넘는 힘을 과시한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출력 차이다. “체급이 다르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이번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게 아니라, 시속 200km 이상의 초고속 주행에서도 차체가 바닥에 깔리듯 안정적이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흔들림 없는 편안함, 이게 바로 기술이다.

디자인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 사냥

잘 달리기만 하는 차는 서킷에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폴스타 4는 일상에서도 빛난다. 싱글모터 기준으로 한 번 충전하면 최대 511km를 달린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고도 남는 거리다.
SUV 쿠페 폴스타4 (출처=폴스타)
여기에 3미터(2,999mm)에 육박하는 휠베이스 덕분에 실내 공간은 운동장 수준이다. 2열에 앉아 다리를 꼬아도 넉넉하다. 쿠페형 SUV라 뒷좌석 머리 공간이 좁을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이 환호할 만한 포인트는 바로 ‘T맵’이다. 수입차의 고질병인 멍청한 내비게이션 대신, 우리에게 익숙한 T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아리아, 강남역 가줘” 한마디면 끝이다. 디지털 감성까지 완벽하게 챙겼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SUV 쿠페 폴스타4 (출처=폴스타)

전문가들이 인정한 ‘트리플 크라운’

이 차, 상복이 터졌다. 이번 퍼포먼스 대상뿐만이 아니다. 중앙일보 선정 ‘2025 올해의 차’, 자동차전문기자협회(AWAK) 선정 ‘올해의 디자인’까지 휩쓸었다. 성능, 디자인, 종합 상품성까지 3박자를 모두 인정받은 셈이다.

폴스타코리아 관계자는 “출시 1년 만에 2,600대 넘게 팔린 건 우연이 아니다”라며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가격까지 고객들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파악한 결과”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UV 쿠페 폴스타4 (출처=폴스타)
유럽산 럭셔리 전기차를 타고 싶지만 1억 원이 넘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에게 폴스타 4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 되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의 진입 장벽을 허물어버린 이 녀석의 질주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