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한계 넘은 거주성, 패밀리카로도 손색없어

오너들 사이에서 난리 난 만족도, 도대체 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단순한 소형 SUV가 아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2세대로 거듭나며 ‘환골탈태’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실제 오너들의 평가 데이터를 뜯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보인다. 평균 만족도 점수는 무려 9.1점. 깐깐한 한국 소비자들에게서 9점대를 받아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실내 (출처=현대차)
특히 주행 성능(9.8점)과 디자인(9.6점)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단순히 “전기차니까 조용하다” 수준이 아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오려는 입문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이질감을 완벽하게 지워냈다는 뜻이다. 오너들은 입을 모아 “이 급에서 나올 수 없는 승차감”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밟는 대로 쭉쭉, 답답함 없는 ‘사이다’ 주행감

코나 일렉트릭의 심장은 꽤 다부지다. 64.8kWh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복합 주행거리가 417km에 달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스펙이다. 실제 오너들의 증언에 따르면 날씨가 좋은 봄·가을에는 공인 연비(전비)를 훌쩍 뛰어넘어 500km 가까이 주행했다는 인증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 (출처=현대차)
출력은 어떨까. 최고 출력 150kW(약 204마력)는 도심에서 차고 넘친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지체 없이 튀어 나가는 전기차 특유의 토크감 덕분에 차선 변경이나 추월 가속 시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 “시내 주행에서는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다”는 오너의 평가가 허풍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스티어링 휠 뒤에 달린 패들 시프트로 회생 제동 단계를 조절하며 운전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소형차라고 무시 마라, 공간의 마법

2세대 코나 일렉트릭의 가장 큰 무기는 ‘공간’이다. 1세대 모델이 뒷좌석이 좁아 불만이었다면, 이번 모델은 작정하고 덩치를 키웠다. 휠베이스(축거)가 2,660mm로 늘어나면서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앉아도 무릎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마우나 로아 트렁크(출처=현대차)
여기에 전기차만의 장점인 평평한 바닥(플랫 플로어) 덕분에 체감 공간은 중형 세단 못지않다. 트렁크 공간 역시 466리터로, 2열 시트를 접으면 ‘차박’이 가능할 정도로 광활해진다. 캠핑이나 레저를 즐기는 1~2인 가구는 물론, 어린 자녀를 둔 패밀리카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 실차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프렁크(앞쪽 트렁크)에 충전 케이블이나 세차 용품을 수납할 수 있는 건 덤이다.

미래에서 온 디자인, 시선을 훔치다

디자인은 호불호의 영역이라지만 코나 일렉트릭은 ‘호’가 압도적이다. 현대차의 새로운 패밀리룩인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일명 일자 눈썹)’가 적용되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특히 전면부 범퍼부터 이어지는 픽셀 그래픽은 이 차가 단순한 소형 SUV가 아니라 최첨단 전기차임을 웅변한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마우나 로아 2열(출처=현대차)
실내 역시 기어 노브를 운전대 뒤로 옮겨(컬럼 식) 센터 콘솔 공간을 획기적으로 넓혔다. 물리 버튼을 적절히 남겨두어 직관성을 살린 점도 터치스크린에 피로감을 느끼는 운전자들에게 환영받는 요소다.

경쟁 모델 비교: 숫자 팩트 체크

비슷한 체급의 경쟁자인 기아 니로 EV, 그리고 최근 출시된 기아 EV3와 비교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 핵심 스펙을 텍스트로 정리했다.

배터리 용량: 코나 일렉트릭(64.8kWh) vs 니로 EV(64.8kWh) - 대등함

주행거리(복합): 코나 일렉트릭(417km) vs 니로 EV(401km) - 코나 소폭 우위

차체 크기(전장): 코나 일렉트릭(4,355mm) vs EV3(4,300mm) - 코나가 더 김

충전 편의성: 코나는 전면에 충전구가 있어 전면 주차가 필수인 국내 충전 환경에서 니로 EV(전면 중앙)와 함께 매우 편리한 편에 속함.
현대 코나 일렉트릭 측후면 (출처=현대차)
최근 출시된 EV3가 최신 사양으로 무장했지만, 코나 일렉트릭은 한층 성숙된 주행 질감과 익숙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현재 프로모션 등을 감안했을 때 ‘가성비’ 측면에서 확실한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완벽할 순 없다, 솔직한 아쉬움

물론 단점도 있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부분은 역시 ‘가격’이다. 보조금을 받지 않으면 5천만 원이 넘는 가격표는 소형 SUV치고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또한 고속 주행 시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다소 유입된다는 평도 있다.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적용되었지만, 엔진 소음이 없는 전기차 특성상 외부 소음이 더 크게 들리는 경향이 있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마우나 로아 상부(출처=현대차)
하지만 저렴한 유지비가 이를 상쇄한다. 엔진오일 교환이 필요 없고, 브레이크 패드 마모도 적다. 전기 요금이 올랐다지만 여전히 휘발유 대비 경제적이다. “기름값 아껴서 할부금 낸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

결론적으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현재 살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완성도 높은 ‘올라운더’ 전기차다. 도심 출퇴근부터 주말 여행까지, 혼자 타도 좋고 가족이 타도 좋다. 전기차 입문을 고민하고 있다면, 코나는 당신에게 실패 없는 정답지가 될 것이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