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ATL, 2026년 나트륨이온 배터리 본격 양산 선언
리튬 의존도 낮추고 겨울철 주행거리 불안감 한번에 해결

전기차 충전 - 출처 : CATL


전기차 오너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겨울철 주행거리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다. 영하의 혹한에도 성능 저하 없이 500km를 거뜬히 달릴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 중국의 CATL은 지난 12월 28일, 협력사 콘퍼런스를 통해 2026년부터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대규모 상용화에 돌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실험실 단계를 넘어,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에 풀린다는 의미다.

CATL이 밝힌 적용 대상은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포함한 승용 전기차, 상용차, 그리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광범위하다. 업계는 이를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도해 온 시장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생산 라인 - 출처 : CATL


이미 시작된 양산, 낙스트라의 등장



CATL은 이미 양산 준비를 마쳤다. 작년 4월, 나트륨이온 배터리 전문 브랜드 ‘낙스트라(Naxtra)’를 공식 론칭하며 셀의 대량 생산이 시작됐음을 알린 바 있다. 낙스트라 배터리의 가장 큰 특징은 극한의 환경을 견디는 능력이다. 영하 40도의 혹한부터 영상 70도의 폭염까지, 광범위한 온도 범위에서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한다.

이러한 특성은 겨울철만 되면 급감하는 주행거리 때문에 불편을 겪었던 국내 전기차 이용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라인업 역시 승용차용 동력 배터리를 넘어 대형 트럭에 사용되는 24V 통합 배터리 솔루션까지 포함하고 있어,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 출처 : CATL


500km 주행, 기술적 한계를 넘다



초기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한계가 명확했다. 하지만 CATL은 기술적 진보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CATL이 공개한 차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순수 전기 주행거리 500km 이상을 지원한다.

에너지 밀도는 최대 175Wh/kg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기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대등하거나 일부 능가하는 수준으로, ‘나트륨 배터리는 성능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이미 중국의 최신 전기차 배터리 국가 안전 기준까지 통과해, 고객사 요청에 맞춰 언제든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상태다.

전기차 배터리 - 출처 : CATL


리튬 대안 현실로, 배터리 시장 지각변동 예고



CATL의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중국의 새로운 국가표준인 ‘GB 38031-2025’를 충족한 최초의 나트륨 배터리다. 이 표준은 열 안정성, 충격 내구성 등 매우 까다로운 안전 조건을 포함하고 있어 제품의 신뢰성을 입증한다.

무엇보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특정 국가에 매장량이 편중된 리튬에 대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 나트륨은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해 원자재 수급이 안정적이고 가격 또한 저렴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2026년 CATL의 나트륨 배터리 양산은 단순한 기술 다변화를 넘어, 리튬 중심의 배터리 공급망 전체를 뒤흔드는 구조적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