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메르세데스-벤츠 섀시모듈 공급 확대 위해 헝가리 공장 가동.

미국 앨라배마에 이어 유럽 시장 공략 본격화.

생산 라인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명차의 상징 메르세데스-벤츠. 그 핵심 부품을 한국 기업이 공급한다는 사실은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가 유럽의 심장부 헝가리에 벤츠만을 위한 전용 공장을 세우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들의 협력은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굳건한 글로벌 파트너십**, **생산 방식의 혁신**, 그리고 **미래차 시장 선점**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로 요약된다. 과연 현대모비스는 어떻게 까다로운 벤츠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미국 넘어 유럽까지 굳건해진 신뢰 관계



현대모비스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통해 벤츠의 주력 SUV 모델에 섀시모듈을 공급하며 이미 한차례 기술력과 품질 안정성을 입증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핵심 부품 공급을 맡긴다는 것은 그 자체로 높은 수준의 신뢰를 의미한다. 이러한 성공적인 협력 경험이 북미를 넘어 유럽 시장으로 파트너십을 확장하는 결정적인 발판이 된 셈이다.

플랫폼 - 출처 : 현대자동차


섀시모듈은 자동차의 ‘하체’를 이루는 골격으로, 제동, 조향, 현가장치 등 수많은 부품이 결합된 복합 부품이다. 완성차의 주행 성능과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규모 설비 투자와 장기적인 신뢰가 없으면 공급이 불가능한 품목으로 꼽힌다. 현대모비스는 이 어려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글로벌 톱티어 부품사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물류 효율 극대화 직서열 생산 방식의 비밀



이번에 문을 연 헝가리 신규 공장은 벤츠 생산 시설과 바로 인접한 헝가리 중부 케치케메트 지역에 자리 잡았다. 축구장 7개에 달하는 약 5만㎡ 규모의 이 공장은 특별한 생산 방식을 채택했다. 바로 ‘직서열(Just In Sequence, JIS)’ 생산 방식이다.

유럽 공장 - 출처: 현대모비스


이는 벤츠 조립 라인의 생산 계획에 맞춰 수만 가지 사양 중 정확히 필요한 섀시모듈을 순서대로 즉시 공급하는 고도로 지능화된 시스템이다.
과거처럼 대량의 부품을 미리 만들어 창고에 쌓아두는 방식이 아니다. 이를 통해 재고를 최소화하고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고객사의 생산 계획이 바뀌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고객사의 요구에 한 치의 오차 없이 대응하겠다는 현대모비스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유럽 전역을 잇는 생산 거점 미래를 향한 포석



현대모비스는 헝가리 공장에서 우선적으로 벤츠의 주력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에 들어갈 섀시모듈을 생산한다. 동시에 내연기관 차량용 모듈까지 함께 생산할 수 있는 혼류 생산 설비도 갖춰,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 유럽의 강력한 전동화 전환 정책에 발맞춘 전략적 행보다.

유럽 공장 - 출처: 현대모비스


이번 헝가리 공장 가동으로 현대모비스는 기존 체코, 슬로바키아, 터키에 이어 유럽 내 4번째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향후 스페인 배터리 시스템 공장까지 완공되면,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와 섀시를 모두 유럽 현지에서 공급하는 강력한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 현대모비스는 2033년까지 글로벌 고객사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체적인 목표 아래, 유럽과 북미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