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조 원 신기록에도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미국발 관세 장벽에 맞서 넥센타이어가 꺼내든 ‘AI 신제품’ 카드는 통할까.
넥센타이어가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3조 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5년 연속 최대 실적이라는 화려한 성적표지만, 회사 내부에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복잡한 기류가 흐른다. 외형적 성장 이면에 숨겨진 영업이익 감소라는 그림자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이 넥센타이어의 발목을 잡았을까. 매출 신기록의 배경과 수익성 악화의 원인, 그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사상 첫 3조 매출, 그러나 웃지 못했다
넥센타이어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3조 1,89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2.0% 증가한 수치로, 2019년 2조 원을 돌파한 지 6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5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러한 양적 성장의 일등 공신은 유럽 체코 공장의 2단계 증설 효과였다. 생산 능력이 크게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가능해졌고, 각 지역별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맞춤형 공급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발목 잡은 미국 관세 장벽
하지만 화려한 매출 실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03억 원으로, 전년보다 1.1% 소폭 감소했다. 매출이 늘었는데 이익이 줄어드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미국 시장의 높은 관세 부담이 꼽힌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원가 부담이 커진 데다, 이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수요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넥센타이어 측은 “지역별 유통망을 다변화하고 고인치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려 충격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지만, 관세 장벽의 여파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웠던 셈이다.
AI 날개 달고 질적 성장 선언
결국 넥센타이어는 2025년 경영 목표를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했다. 통상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확대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이를 자연스럽게 교체용 타이어(RE) 판매 증대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신제품 출시를 예고해 눈길을 끈다. 기술력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업계에서는 높은 관세 부담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온 넥센타이어가 AI라는 새로운 무기를 통해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