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살 돈이 없다”는 2030의 한숨... 차량 가격·생활비 부담에 지갑 닫았다
국산차보다 수입차, 내연기관보다 전기차... 엇갈리는 구매 심리 속 진짜 속내는
국내 자동차 구매 심리가 소폭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바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 모양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단순한 소비 심리 위축을 넘어, 세대별 차이와 소득 격차라는 구조적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높아진 차량 가격은 기본 전제다. 여기에 생활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2030세대의 신차 구매 여력은 크게 줄었다. 현재 시장 상황은 특정 계층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대가 유독 지갑을 닫는 배경
연령별 지표를 보면 상황은 더욱 명확해진다. NICE디앤알의 2분기 자동차 구매지수 조사 결과, 30대는 66.5점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대(67.5점)보다도 낮은 점수다. 반면 40대는 71.7점으로 가장 높은 구매 의사를 보였다.
이는 30대가 마주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결혼, 주택 마련 등 인생의 주요 과제들이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수천만 원에 달하는 신차 구매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피부로 와닿는 세대에게 신차는 사치재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소득 격차가 구매력 격차로 이어졌다
세대별 차이만큼이나 소득에 따른 양극화도 뚜렷했다. 월평균 소득 9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의 구매지수는 81.6점에 달했다. 이들은 차량 교체나 추가 구매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월 소득 200만 원 미만 저소득층의 지수는 65.8점까지 떨어졌다. 고소득층과의 격차는 15.8점포인트에 달한다. 자동차라는 고가 소비재 앞에서 소득 수준이 곧 구매력의 차이로 직결되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려워도 산다면 수입차와 전기차인 이유
흥미로운 지점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드러나는 소비자의 속내다. 구매 희망 브랜드를 보면 수입차 지수(72.6점)가 국산차(70.8점)를 앞질렀다. ‘어차피 큰돈 쓸 거라면 만족도 높은 차를 사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파워트레인 선택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전기차 구매지수는 78.2점으로 내연기관차(77.5점)나 하이브리드차(76.6점)보다 높았다. 유지비 절감 효과와 미래차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구매 심리 침체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조사 결과가 실제 판매 시장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수요 회복은 내년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고금리와 고물가 기조가 이어진다면, 세대와 소득에 따른 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