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을철 전력망 안정을 위해 꺼내든 카드, 10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
공공 급속충전기 최대 32% 할인... 민간 사업자 참여 방식은 제각각
전기차 운전자들 사이에서 특정 시간대 충전 요금이 저렴해진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 혜택은 정부의 특정 정책과 맞물려 있다.
전력망 안정과 운전자 부담 경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요금을 깎아주는 것을 넘어, 그 배경에는 전력 수급 구조와 관련된 보다 깊은 맥락이 존재한다.
이번 조치가 시행된 배경과 구체적인 할인 조건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할인 폭 두 배 커진 진짜 배경은 따로 있다
지난봄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었지만, 이번 가을 할인율은 유독 높다. 정부가 할인 폭을 키운 배경에는 가을철 주말 낮 시간대의 전력 공급 여유분이 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크게 늘어나는 이 시간대로 충전 수요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이번 할인은 9월 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만 적용된다. 해당 기간 총 21일 동안, 낮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단 3시간 동안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말 나들이를 떠나기 전이나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 충전기를 연결해두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가을 더 커진 할인 폭으로 수요 이동 효과를 시험하고 있다.
충전소마다 할인율 다른 점은 따져봐야
모든 충전소에서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할인율이 가장 높은 곳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 급속충전기 약 9,600기다. 이곳에서는 최대 32%(kWh당 85.4~97.2원)까지 요금이 감면된다.
이는 지난봄 할인율(12~15%)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공공 충전기 약 1만 7,400기(급속·완속 포함)와 개인용 충전기에서는 전력량 요금의 50%가 할인돼 kWh당 40.1~48.6원가량 요금이 낮아진다.
민간 충전사업자들도 할인에 동참하지만 방식은 제각각이다. 직접 요금을 인하하거나 회원 포인트로 돌려주는 등 업체별로 정책이 달라, 평소 이용하는 충전 앱의 공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번 가을 데이터가 내년 요금제 결정한다
정부가 할인 폭을 키운 데는 지난봄 거둔 성과가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전력량 요금 50% 할인(실제 충전요금 12~15% 인하)을 통해 해당 시간대 충전기 이용 건수가 하루 평균 9.2% 늘어나는 효과를 확인했다.
정부는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수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이 결과는 내년 도입을 준비 중인 ‘전기차 충전용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설계에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따라서 이번 가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할인 제도는 단순히 요금을 아끼는 것을 넘어, 향후 전기차 충전 생태계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인 셈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