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만 판매 추이와 국내 픽업 시장 경쟁 구도
디자인·파워트레인·가격에서 드러난 선택 기준
기아의 첫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이 출시 초기 기대와 다른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월 판매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줄었고, 올해 들어 월 판매도 출시 직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경쟁 모델 KGM 무쏘는 같은 달 타스만보다 많이 팔렸고, 전기 픽업 무쏘 EV까지 시장에 자리 잡았다. 판매 격차 뒤에는 픽업을 고르는 기준과 타스만의 상품 구성이 맞물려 있다.
타스만 판매와 무쏘의 격차
타스만은 9월 국내에서 404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777대보다 48.0% 감소했다.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은 3,200대로, 전년 같은 기간 6,929대보다 53.8% 줄었다.
출시 직후 월 1,300대 안팎이던 판매는 최근 월 300~400대 수준에 머물렀다. 5월에는 250대까지 떨어졌다. 무쏘는 9월 717대, 올해 누적 9,870대를 기록해 타스만 판매량의 세 배를 넘겼다.
무쏘 EV의 올해 누적 판매량 5,148대까지 더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국산 픽업 시장에서 타스만 점유율은 지난해 37.0%에서 올해 1~9월 17.6%로 낮아졌고, 무쏘와 무쏘 EV가 합산 82.4%를 차지했다.
디자인과 엔진 구성의 간극
판매 감소의 배경으로는 디자인 논란과 파워트레인 선택지가 함께 거론된다. 타스만은 곡선 위주의 전면부와 차체 측면의 큰 플라스틱 펜더를 적용했는데, 정통 픽업의 직선적이고 투박한 외관을 선호하는 소비자 취향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공개 당시부터 나왔다.해외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기아 호주법인은 현지에서 제기된 디자인 우려를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관이 구매 결정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픽업 특유의 강인한 이미지를 기대한 수요와의 간극은 초기부터 노출됐다.
국내 타스만은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m의 2.5 가솔린 터보 단일 엔진으로 판매된다. 디젤은 호주 등 일부 해외 시장에만 제공된다. 무쏘는 2.0 가솔린 터보와 2.2 디젤을 갖춰 적재나 장거리 운행이 잦은 구매자가 연료와 운행 조건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연비와 가격을 따지는 구매층
친환경 파워트레인도 현재 타스만 라인업에는 없다. 2WD 18인치 모델의 복합연비는 8.6km/L이며, 하이브리드 추가 계획은 예고됐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기 픽업 무쏘 EV가 선택지에 포함된 상황에서 연료비 부담을 고려하는 수요를 끌어들이기 쉽지 않은 구성이다.가격 차이도 작지 않다. 타스만 다이내믹 트림 시작가는 3,500만 원으로 무쏘 가솔린 시작가 2,990만 원보다 510만 원 높다. 무쏘 디젤 시작가 3,170만 원과 비교해도 330만 원 차이가 난다. 화물차 분류에 따른 세금 등 경제성을 중요하게 보는 국내 픽업 시장에서는 초기 구매가격이 선택에 영향을 준다.
기아는 가격을 낮추고 재고 할인도 적용하고 있다. 이달에는 7월 생산분에 600만 원 재고 할인을 제공하며, 각종 조건을 합친 최대 할인액은 760만 원이다. 다이내믹 트림에 할인 혜택을 모두 적용한 실구매가는 2,740만 원까지 내려간다.
해외 판매도 목표에 못 미쳤다. 호주에서 연간 2만 대 판매를 내걸었지만 출시 후 11개월간 판매량은 6,290대였고, 최상위 X-Pro 트림에는 1만3,000호주달러, 약 1,420만 원의 할인도 적용됐다. 가격 인하가 이어지는 가운데 타스만의 반등 여부는 디자인과 동력계 선택지에 대한 시장 반응에 달려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