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과 전자장비에 치명적 손상을 입히는 최악의 행동.
보험 처리 제대로 받으려면 순서가 있다

자동차 침수 대처법
기록적인 폭우에 차량이 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지면, 많은 운전자가 시동부터 걸어본다. 내 차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이 행동 하나가 수리비를 몇 배로 불릴 수 있다.

침수차 피해를 최소화하고 제대로 보험 보상을 받으려면 정해진 순서를 따라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시동을 거는 것이 아니라, 추가 손상을 막고 사고 당시 상태를 보존하는 것이다. 급한 마음에 저지른 실수가 더 큰 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침수차

물이 빠져도 시동을 걸면 안 되는 이유

겉보기엔 멀쩡해도 상황은 다르다. 차량이 물에 잠기면 엔진 흡기구나 배선은 물론, 각종 전자제어장치(ECU) 내부까지 물과 이물질이 스며든다. 이 상태에서 전원을 켜거나 시동을 걸면 엔진이 크게 손상되거나 전기 계통에서 합선이 발생할 수 있다.

물이 엔진 내부로 유입된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실린더와 피스톤이 파손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당장 눈에 이상이 없더라도 직접 운전해 정비소로 이동하는 것은 금물이다. 반드시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를 통해 견인 조치하는 것이 안전하다.
차량 침수

자차보험만 믿었다간 낭패 보는 경우가 있다

태풍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침수는 자기차량손해(자차보험) 담보로 보상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운전자의 명백한 과실이 확인되면 보상이 거절되거나 일부만 지급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둔 경우다. 이는 운전자 부주의로 간주돼 약관상 침수 손해로 인정받기 어렵다. 또한, 침수 위험지역 통제나 대피 안내를 무시하고 차량을 방치했다면 과실이 적용돼 보상 범위가 줄어든다.

수리비가 사고 당시 차량가액을 초과하면 전손 처리된다. 이때 보상액은 신차 구입 가격이 아닌, 사고 시점의 차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차량 내부에 있던 개인 물품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장마철 차량 침수 피해

전기차 침수는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들 차량에는 고전압 배터리와 관련 부품이 탑재되어 있어 감전의 위험이 있다. 침수 후에는 절대로 충전 케이블이나 주황색 고전압 부품을 직접 만져서는 안 된다.

차량 상태를 확인하겠다며 전원을 켜는 행위도 매우 위험하다. 만약 차량에서 연기나 불꽃, 이상한 냄새나 소리가 발생한다면 즉시 차량에서 멀리 떨어진 뒤 119와 보험사에 신고해야 한다. 임의 조치는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뿐이다.

침수차 보험 처리의 핵심은 간단하다. 가장 먼저 안전을 확보하고, 시동을 걸지 않은 상태로 차량 상태를 촬영한 뒤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하는 것이다. 이 순서만 지켜도 불필요한 피해와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