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대세는 옛말?” 50대 구매자 압도적 1위 차지한 ‘숨은 강자’
고유가 시대, 중형 SUV 오너마저 흔들리게 만든 압도적인 효율성
바야흐로 SUV 전성시대라지만, 시장의 흐름을 역행하는 조용한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자녀를 어느 정도 키운 50대 가장들을 중심으로 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 달간 현대차 내부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50대 구매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차량이 바로 이 모델이다.
과거 ‘성공한 아빠의 상징’으로 불리던 그랜저의 명성이 단순히 브랜드 익숙함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SUV의 실용성보다 세단이 주는 안락함과 정숙성, 그리고 고유가 시대를 관통하는 압도적인 연비 효율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성능과 효율 모두 잡은 1.6 터보 하이브리드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심장은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시스템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힘을 발휘하며, 공차중량이 1.7톤이 넘는 대형 세단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기존 자연흡기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비교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모터가 개입해 전기차에 버금가는 정숙성을 보여주고, 가속이 필요할 때는 터보 엔진이 즉각적으로 힘을 보태며 시원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연비를 위해 성능을 타협했던 과거 하이브리드 모델과는 궤를 달리하는, 성능과 효율의 완벽한 균형점을 찾은 셈이다.
중형 SUV 압도하는 18km/L 연비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연비다. 18인치 휠 기준 공인 복합연비는 18.0km/L에 달한다. 이는 동급 경쟁 모델인 기아 K8 하이브리드(17.1km/L, 18인치 기준)를 뛰어넘는 수치이며, 웬만한 중형 SUV보다 월등히 높은 효율이다.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차량 유지비에 대한 부담이 커진 요즘,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이러한 경제성은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중장년층에게 강력한 구매 포인트로 작용한다. ‘크고 편안한 차는 기름을 많이 먹는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넓고 안락하면서도 기름값을 아끼는 차’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플래그십 세단만의 압도적인 정숙성과 고급감
그랜저의 오랜 장점인 넓은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은 이번 모델에서 한층 더 진화했다. 전장 5,035mm, 휠베이스 2,895mm의 차체는 2열 탑승자에게도 넉넉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방음 및 흡차음 설계를 강화하고, 주파수 감응형 쇼크 업소버를 적용해 노면 소음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의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는 서스펜션 세팅은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크게 줄여주는 요소다. 여기에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ccNC), 고속도로 주행보조 2(HDA 2) 등 최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이 더해져 운전의 가치를 높였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더 이상 과거의 영광에만 기댄 차가 아니다. 효율적인 파워트레인과 세련된 디자인, 플래그십 세단 고유의 편안함을 모두 갖추며 SUV가 대세인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굳건히 구축하고 있다. 이 차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