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이라는 편견 깨고 수입차 판매 5위 등극
테슬라 모델 Y 독주 속, 가성비로 무장한 BYD의 조용한 반란

씰 - 출처 : BYD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한국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산은 저품질’이라는 오랜 편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기존 강자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급부상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11월 신규 등록 자료는 충격적이다. BYD는 해당 월에 1,164대를 판매하며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에 이어 전체 수입차 브랜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오랜 기간 한국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온 렉서스(1,039대), 토요타(864대), 폭스바겐(452대)을 모두 뛰어넘은 수치다. 국내에 공식 진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브랜드가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가 이끈 시장 성장 그 중심에 선 BYD



씨라이언7 - 출처 : BYD


11월 수입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한 2만 9,357대를 기록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러한 성장의 핵심 동력은 단연 전기차였다. 전체 등록 차량 중 전기차는 1만 757대로, 36.6%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물론 테슬라가 7,632대를 판매하며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BYD의 1,164대라는 판매량은 수입 전기차 시장이 더 이상 테슬라 독주 체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이는 일부 국산 전기차 모델의 월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BYD가 이미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모델 Y 아성에 도전하는 가성비의 왕 씨라이언 7



아토3 - 출처 : BYD


BYD의 약진을 이끈 주역은 단연 ‘씨라이언 7’이다. 11월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순위에서 테슬라 모델 Y(4,604대)와 모델 3 등이 상위권을 휩쓴 가운데, BYD 씨라이언 7은 680대가 팔리며 전체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씨라이언 7의 가장 큰 무기는 압도적인 ‘가성비’다. 출고가 4,490만 원에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혜택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4천만 원 초반까지 내려간다. 경쟁 모델인 테슬라 모델 Y보다 큰 차체와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음에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여기에 안정성이 입증된 LFP(리튬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과 기대 이상의 승차감 및 마감 품질이 더해지며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빠르게 사로잡고 있다.

일본 유럽 브랜드 모두 긴장시킨다



BYD의 성공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수입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믿고 사는 수입차’의 대명사였던 일본 브랜드의 아성을 무너뜨렸을 뿐만 아니라, 일부 유럽 대중 브랜드의 입지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BYD가 향후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서비스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구축할 경우, 전기차 시장을 넘어 전체 수입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완전히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BYD는 씨라이언 6, 아토 2 등 다양한 세그먼트의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이들의 공세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BYD 전시장 - 출처 : BYD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