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그룹 프리미엄 전기차 ‘지커’, 국내 상륙 초읽기
압도적 크기, 544마력 성능...알파드,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정면승부 예고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국내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자동차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첫 출시 모델이 무엇이 될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중형 SUV ‘지커 X’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압도적인 성능과 크기를 자랑하는 전기 미니밴 ‘지커 009’ 역시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커는 볼보, 폴스타 등을 거느린 중국 지리(Geely) 그룹 산하의 브랜드다. 최근 뛰어난 전동화 기술력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커의 첫 모델이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만큼, 어떤 차량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카니발 압도하는 크기 알파드급 공간감
지커 009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차체 크기다. 볼보의 플래그십 전기 미니밴 EM90과 플랫폼(SEA 아키텍처)을 공유하는 형제차로, 전장 5,217mm, 휠베이스 3,205mm에 달하는 거대한 덩치를 자랑한다. 이는 국내 ‘아빠차’의 대명사인 기아 카니발보다 훨씬 큰 수치로,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의 광활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이러한 압도적인 공간감은 패밀리카를 찾는 소비자들은 물론, 기업의 VIP 의전용 차량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 알파드가 독점하다시피 한 국내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움직이는 라운지 뺨치는 고급 편의사양
실내는 ‘프리미엄’이라는 단어에 걸맞은 고급 사양으로 가득 채워졌다. 2열 독립 리클라이닝 시트에는 열선과 통풍, 마사지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어 최상의 안락함을 제공한다. 여기에 접이식 테이블과 8.6리터 용량의 냉장고, 천장에 설치된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까지 더해져 이동하는 동안 완벽한 휴식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미래지향적인 외관 디자인 또한 눈길을 끈다. 대형 LED 램프와 간결하면서도 웅장한 라인은 기존 미니밴과는 차별화된 존재감을 드러내며, 고급스러움을 한층 강조한다.
740km 괴물 주행거리 544마력의 압도적 성능
지커 009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모터를 장착한 듀얼모터 시스템으로 최고출력 544마력이라는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거대한 차체를 가뿐하게 이끄는 것은 물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5초 만에 도달하는 폭발적인 가속력을 자랑한다.
배터리는 CATL의 108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CLTC 측정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74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국내 인증 기준을 적용하면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추가 충전 없이 왕복이 가능한 수준이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강력한 주행 성능, 장거리 운행 능력까지 모두 갖춰 기존 프리미엄 미니밴을 대체할 유력한 후보로 손색이 없다.
관건은 가격 9천만 원대부터 시작
지커 009의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약 9,000만 원대에서 시작하며, 상위 트림은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국내 출시 가격 역시 이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대가 높아 전기차 보조금 혜택은 받기 어렵지만, 토요타 알파드나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등과 경쟁하는 프리미엄 미니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지커 009가 한국 땅을 밟게 될 경우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과 실질적인 판매량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전략적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