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현지 생산으로 BYD 돌핀과 정면 승부 예고
2만 5천 유로 파격 가격, LFP 배터리와 첨단 기능까지 탑재
기아가 유럽 시장을 정조준한 보급형 전기 SUV ‘EV2’의 출격 준비를 마쳤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기아 EV2가 유럽 B-세그먼트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기아는 오는 2026년 1월 9일 개막하는 ‘브뤼셀 모터쇼’에서 EV2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이 시장은 BYD와 같은 중국 브랜드가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는 격전지다. EV2의 등장은 BYD의 대표 모델 ‘돌핀’과의 정면 대결을 예고하며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유럽 심장부에서 BYD에 맞불 놓는 기아
기아 EV2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신차 출시를 넘어, 유럽 현지에서 디자인, 개발, 생산까지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 ‘유럽 전략형 모델’이라는 점에 있다. 이는 유럽 소비자의 취향과 요구를 세밀하게 반영하는 동시에, 물류비와 관세 부담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기아의 치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마르크 헤드리히 기아 유럽 CEO는 “더 많은 고객이 전기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EV2의 명확한 포지셔닝을 설명했다. 기아는 EV2를 단순한 저가형 전기차가 아닌, 유럽인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합리적인 모델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러한 접근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강력한 견제는 물론, 프리미엄과 대중 시장을 아우르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만 5천 유로 파격가 단순한 저가 공세 아니다
EV2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가격이다. 유럽 예상 출시 가격은 약 2만 5,000유로(한화 약 3,5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는 BYD 돌핀 서프의 19,990유로(약 2,800만 원)보다는 다소 높지만, 푸조 e-2008(약 3,890만 원), 미니 일렉트릭(약 4,800만 원) 등 유럽의 주요 소형 전기차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다.
EV2는 유럽 브랜드와 중국 브랜드 사이에서 고민하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저가’ 전략이 아닌, 브랜드 신뢰도와 상품성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 가치’를 내세운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엔트리급 편견 깬다 첨단 사양 대거 탑재
가격은 합리적이지만, 성능과 사양은 결코 가볍지 않다. EV2는 기아의 차세대 소형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48~60kWh급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상위 트림에는 NCM 배터리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WLTP 기준 약 350~420km 수준으로, 도심 주행 중심의 소비자에게 충분한 실용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120~130kW급 급속 충전 기능,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ccNC), 레벨 2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 엔트리 모델이라고 믿기 힘든 첨단 사양들이 대거 적용될 전망이다.
기아는 EV2를 통해 단순히 가격으로만 승부하는 차가 아닌, 독창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실용성, 첨단 기술이 조화를 이룬 모델로 유럽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 한다. 2026년 1월, 브뤼셀에서 베일을 벗을 기아의 야심작이 유럽 전기차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