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환경 규제와 소비자 외면에 결국 백기... 현대차 디젤 라인업 사실상 종말 수순
어린이 통학차량·택배 시장 직격탄, 대안으로 떠오르는 LPG와 하이브리드

스타리아 디젤 실내 단종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사실상 디젤 시대의 종말을 고했다.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의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하며 전동화 중심의 라인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때 강력한 힘과 높은 연비로 사랑받았던 디젤 엔진이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스타리아는 상용 및 다인승 수요를 중심으로 디젤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모델이다. 특히 어린이 통학용이나 택배용 차량 등 생계형 시장에서 디젤 엔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컸다. 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 앞에 결국 현대차는 단종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법과 제도가 밀어낸 디젤차



스타리아 디젤 단종 / 현대자동차


이번 스타리아 디젤 단종의 결정적인 계기는 오는 2025년 4월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이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대기관리권역 내에서 어린이 통학용과 택배용 디젤 차량의 신규 등록이 전면 금지된다.

이는 스타리아 디젤의 핵심 수요처였던 시장이 제도적으로 막히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더 이상 판매를 지속할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과거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디젤 게이트’ 사태를 겪으며 부정적 인식이 쌓인 디젤차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가 현실화된 것이다.

실제 시장 데이터 역시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된 디젤차는 5만 757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나 급감했다. 법과 제도의 변화가 시장의 흐름을 직접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증명하는 수치다.

이미 돌아선 소비자들 친환경차로 이동



스타리아 디젤 단종 / 현대자동차


규제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선택 역시 이미 디젤을 떠나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22만 8478대로 21.6% 증가했으며, 전기차 역시 9만 3569대가 팔리며 42.7%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정숙성, 승차감, 그리고 유지비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디젤의 대안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은 모습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차가 굳이 스타리아 디젤을 유지하는 것은 상품성과 전략 양쪽 모두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다.

LPG와 전동화로 재편되는 스타리아 라인업



현대차는 스타리아 디젤의 빈자리를 LPG와 하이브리드 모델로 채운다. 당장의 판매 공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순수 전기차인 ‘스타리아 EV’ 출시를 준비하며 중장기적인 전동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스타리아 EV는 양산을 위한 막바지 품질 테스트와 설비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스타리아 EV는 특유의 정숙성과 저렴한 유지비, 넓은 공간 활용성을 무기로 목적기반차량(PBV) 시장까지 넘보는 전략적 모델이다.

이번 스타리아 디젤 단종으로 현대차의 국내 승용·MPV 라인업에서 디젤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차는 이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만 남게 됐다. 하나의 차종 단종을 넘어,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을 지배했던 디젤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이다.

스타리아 디젤 단종 / 현대자동차


스타리아 디젤 단종 / 현대자동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