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3·모델Y 최대 940만 원 파격 할인, 수입차 시장 판도 흔들리나
‘가성비’ 앞세워 국내 점유율 확대 노리는 테슬라, BMW·벤츠 아성 위협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 파격적인 가격 인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연말을 앞두고 일부 모델의 가격을 최대 940만 원까지 낮추면서 국산 전기차와도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를 형성,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중형 전기 세단 ‘모델3’와 중형 전기 SUV ‘모델Y’의 국내 판매 가격을 대폭 조정했다. 모델3 퍼포먼스 트림은 기존 6939만 원에서 5999만 원으로 940만 원 인하됐고, 모델Y 롱레인지 모델은 6314만 원에서 5999만 원으로 315만 원 저렴해졌다.
또한, 가장 저렴한 트림인 모델Y 후륜구동(RWD) 모델 역시 5299만 원에서 4999만 원으로 300만 원 낮아지며 4천만 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분위기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입차 시장 지각변동 예고
이번 가격 조정으로 테슬라의 국내 시장 공략은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테슬라는 이미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 5만 5000대를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의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판매량 3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격 할인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잠재 고객까지 끌어들여 BMW와 벤츠의 양강 구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은 전기차 시장의 특성상, 이번 할인 효과는 단기간에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보조금부터 저가 트림까지 치밀한 전략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신형 모델Y를 출시하며 기존 모델보다 약 700만 원 낮은 가격을 책정했는데, 이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맞추기 위한 치밀한 계산이었다.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형 트림을 선보이는 등 가격을 활용한 시장 공략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할인 역시 단순한 재고 소진을 넘어, 내년 초 주행거리를 늘린 신형 모델3 롱레인지 모델 국내 출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을 환기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벤츠 BMW 중심 구도 흔들리나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이미 수입차 시장 판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10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2.8%나 급증했다.
특히 모델Y는 같은 기간 3만 729대가 팔려나가며 전통의 강자 BMW 520과 벤츠 E200을 압도적인 차이로 제치고 올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사실상 예약했다. 파격적인 가격 인하와 신차 투입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연달아 꺼내 든 테슬라가 국내 수입차 시장의 오랜 ‘벤츠·BMW’ 중심 구도를 완전히 깨뜨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