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 야심작 ‘산타크루즈’, 포드 매버릭에 밀려 조기 단종 수순
실패 아닌 ‘본게임’ 위한 전략적 후퇴? 중형 픽업으로 재도전 예고

싼타크루즈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소형 픽업트럭 ‘산타크루즈’가 예상보다 빨리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2021년 북미 시장에 야심 차게 등장하며 포드 매버릭의 대항마로 주목받았으나, 출시 4년 만에 조기 단종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신에 따르면, 당초 2027년 2분기로 예정됐던 산타크루즈의 생산 일정이 대폭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단종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저조한 판매 실적과 쌓이는 재고를 고려할 때 라인업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기대에 못 미친 판매량, 외면받은 이유



싼타크루즈 - 출처 : 현대자동차


산타크루즈의 가장 큰 발목을 잡은 것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 판매량이다.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 2023년에도 연간 판매량은 3만 6,675대에 그쳤다. 심지어 2024년에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감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같은 기간 경쟁 모델인 포드 매버릭이 15만 대 이상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명확하다.

미국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차체 구조에 높은 적재 및 견인 능력을 갖춘 픽업트럭을 선호한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했다. SUV 투싼을 기반으로 한 유니바디 픽업이라는 산타크루즈의 정체성은 일부 틈새 수요를 공략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거대한 북미 픽업 시장의 주류로 편입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실험은 끝났다, 더 큰 그림을 향한 도약



싼타크루즈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관련 보도에 대해 “산타크루즈는 여전히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일원”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다만, 이번 모델을 통해 오픈베드 차량 시장에 대한 귀중한 경험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상 산타크루즈가 북미 픽업 시장 공략을 위한 ‘실험적 모델’로서의 역할을 수행했음을 인정한 셈이다.

산타크루즈의 퇴장은 현대차 픽업 전략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미 미국 시장을 정조준한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의 중형 픽업 개발을 공식화한 상태다. 이 신형 픽업은 포드 레인저, 쉐보레 콜로라도 등과 직접 경쟁하며 2030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결국 산타크ruz의 단종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다. 소형 픽업 시장에서의 ‘작은 실험’을 마치고, 미국 자동차 시장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중형 픽업 시장이라는 ‘본게임’에 본격적으로 참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싼타크루즈 - 출처 : 현대자동차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