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는 기름 먹는 하마라는 편견은 옛말, 한번 주유로 1000km 주행 시대가 열렸다.
출시 이후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북미 시장까지 뒤흔든 국산 패밀리 SUV의 정체.
대형 SUV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감수해야 했던 것은 단연 연료비였다. 큰 차체와 넉넉한 공간을 얻는 대신, 유류비 부담은 당연한 전제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하이브리드 심장을 얹고 등장하며 이 공식은 완전히 깨졌다.
한 번 주유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대형 SUV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상징적인 변화다. 이는 단순히 연비가 좋아졌다는 차원을 넘어, 소비자의 선택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변화는 판매량이라는 숫자로 명확히 증명됐다.
판매량으로 증명된 하이브리드의 힘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총 21만 1215대가 판매됐다. 이는 2018년 첫 출시 이후 연간 기준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년 대비 27.4%나 급증한 기록이다. 특히 신형 팰리세이드의 글로벌 수출 물량은 연 10만 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5월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출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속도다. 단순한 신차 효과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증가 폭이며, 그 중심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시장마저 사로잡은 압도적 효율
신형 팰리세이드의 판매 구조는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대형 SUV 선호도가 높은 미국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출시 4개월 만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1만 대 가까이 판매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는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 변화 이후, 충전 부담 없이 높은 연비 효율을 누리려는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몰리는 흐름과 정확히 일치한다. 팰리세이드는 이 흐름을 가장 성공적으로 흡수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국내 시장의 선택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3만 8112대가 팔려, 가솔린 모델(2만 1394대) 판매량을 크게 앞질렀다. 연료비 부담과 정숙성, 긴 주행거리를 모두 원하는 패밀리카 수요층에게 하이브리드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만든 설득력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인기 비결은 현대차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있다. 2.5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기존 구동 모터에 더해 시동과 발전을 돕는 신규 모터를 추가, 출력과 연비를 동시에 잡았다. 변속감 역시 한층 부드러워졌다.
이를 통해 2WD 18인치 휠 기준 복합연비 14.1km/L를 달성했다. 시스템 최고 출력은 334마력, 최대 토크는 46.9kgf·m에 달한다. 현대차는 가솔린 모델 대비 연비는 약 45%, 출력은 19% 향상됐다고 설명한다.
크기와 평가 모두 잡은 패밀리 SUV의 완성
신형 팰리세이드는 차체 크기도 키웠다. 전장은 65mm, 전고는 15mm 늘려 존재감을 강화했다. 2열 시트에는 전방 틸팅 기능을, 3열 시트에는 슬라이딩 기능을 적용해 실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현대차 SUV 최초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탑재해 승차감까지 개선했다.
이러한 뛰어난 상품성은 글로벌 시장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팰리세이드는 ‘2026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제 팰리세이드는 단순히 잘 팔리는 차를 넘어, 대형 SUV의 기준을 새롭게 쓰는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