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야심작 그랑 콜레오스, 출시 1년 만에 중고차 시장에서 충격적인 가격 하락세 보여
경쟁 모델 쏘렌토, 싼타페와 비교되는 감가율… 오너들 불만 속출하는 이유 알아봤다
신차급인데 가격은 2천만 원대
최근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 등장한 한 매물은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던졌다. 2024년 10월식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 모델이 2천만 원대 후반에 올라온 것이다.주행거리는 1만 km도 채 되지 않은 사실상 신차급 상태였지만, 신차 가격(약 4,700만 원대)과 비교하면 무려 1,777만 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해당 차량에 사고 이력이 존재한다고는 하나, 출고 1년 남짓한 국산 SUV가 이 정도의 가치 하락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전용 디자인과 고급 사양이 적용된 상위 트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하락 폭은 더욱 크다.
무사고 차량도 속수무책
문제는 이러한 가격 하락이 특정 매물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고 이력이 없는 깨끗한 차량 역시 가치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핵심 편의 사양이 대부분 포함된 주력 트림의 무사고 차량들마저 신차 대비 900만 원 가까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일반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무사고’, ‘짧은 주행거리’, ‘인기 옵션’ 등의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속수무책으로 가격이 무너지는 모양새다. 시장에 매물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적체 현상까지 더해져, 향후 시세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온다.
쏘렌토와 비교되는 굴욕적인 감가율
그랑 콜레오스의 감가율은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주행거리 3만 km 미만의 무사고 2024년식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의 평균 감가율은 20%를 훌쩍 넘는다. 신차를 사자마자 1년 만에 5분의 1 가격이 사라지는 것이다.
반면, 동급 최강자로 꼽히는 기아 쏘렌토나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의 1년 차 평균 감가율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수치에 오너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1년 만에 손해가 막심하다”, “되팔 생각을 하니 암담하다” 등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르노코리아의 상대적으로 부족한 서비스 네트워크와 부품 수급에 대한 우려가 중고차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누군가에겐 기회 혹은 폭탄 돌리기
결론적으로 그랑 콜레오스는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양날의 검이 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신 하이브리드 SUV를 3천만 원 초중반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되팔 때 추가적인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는 위험 신호이기도 하다.당장의 가격적 이점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가치 보존을 우선할 것인지는 온전히 소비자의 몫이다. 분명한 사실은, 야심 차게 출발했던 그랑 콜레오스가 중고차 시장이라는 냉정한 현실의 벽 앞에서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