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바디 온 프레임 구조에 프리미엄 SUV급 실내 공간 구현, 기존 픽업트럭의 한계를 넘어서다
3천만 원대 시작 가격과 전국 서비스망으로 수입 픽업트럭 시장 정조준, 포드 레인저와 정면승부 예고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오랜 기간 ‘실용성’과 ‘일상성’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 짐차로 쓰기엔 충분했지만 매일 타기엔 불편했고, 감성을 챙기자니 높은 가격과 유지비가 발목을 잡았다. 이 해묵은 과제에 기아가 ‘타스만’이라는 새로운 답안을 내놓았다.
픽업의 공식을 다시 쓰다
타스만의 핵심은 정통 바디 온 프레임 구조다. 현대차가 도심형 모노코크 기반의 산타크루즈를 선보인 것과 달리, 기아는 그룹 내 유일한 정통 픽업의 길을 택했다. 이 선택은 단순한 구조의 차이가 아니다.
최대 3,500kg에 달하는 견인 능력과 800mm의 도강 성능은 숫자가 증명하는 타스만의 가치다. 무거운 캠핑 트레일러를 끌거나 험지를 주파할 때, 프레임 바디가 주는 안정감과 내구성은 모노코크 바디와 비교할 수 없다. 타스만은 단순한 레저용을 넘어 실제 ‘활용’을 전제로 탄생한 픽업이다.
실내는 프리미엄 SUV
타스만에서 가장 파격적인 부분은 단연 실내다. 운전석에 앉으면 12.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기존 픽업트럭의 투박한 인테리어를 생각했다면 놀랄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고급 세단에서나 볼 법한 하이테크 사용자 경험(UX)은 ‘실내만 보면 제네시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픽업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던 2열 공간은 혁신에 가깝다. 거의 수직으로 서 있던 등받이 대신 리클라이닝 기능을 넣어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타스만을 단순한 화물차의 범주에서 프리미엄 SUV의 대안으로 격상시키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픽업트럭도 일상에서 충분히 편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디자인 논란 속 숨겨진 의도
출시 전부터 논란이 됐던 펜더 가니시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다. 험로 주행 중 손상이 잦은 부위를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듈러 구조다. 스타일과 실용성, 유지 보수 비용까지 고려한 영리한 선택이다.
안전성 역시 세계적인 수준을 입증했다. 호주 신차 평가 프로그램(A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하며 포드 레인저와 같은 글로벌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기에 기아 커넥트를 통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까지 탑재했다. 지형에 맞는 주행 모드를 업데이트로 추가하는 등, 시간이 지나도 차량의 가치가 계속해서 성장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면모를 갖췄다.
합리적 가격과 무한한 확장성
타스만의 시작 가격은 3,750만 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산 픽업과 수입 픽업 사이의 빈틈을 정확히 파고드는 가격대다. 전국 어디서나 쉽게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네트워크까지 더하면 경쟁력은 더욱 높아진다.
해외 시장, 특히 호주에서는 이미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현지 지형에 맞춘 서스펜션 튜닝을 통해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22%나 증가했다. 섀시 캡 모델을 기반으로 캠핑카, 구급차 등 특수 목적 차량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기아 타스만은 하나의 신차 출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