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4, 테슬라 모델3, BYD 씰… 보조금 적용 실구매가 3천만 원대 전기 세단 시대 본격 개막
주행거리부터 실내 공간까지 꼼꼼히 비교, 당신에게 맞는 최고의 선택지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한때 주춤했던 전기차 시장이 공격적인 가격 경쟁을 앞세워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특히 ‘3천만 원대 전기 세단’이 현실화되면서, 국민차 그랜저의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50.1% 증가한 22만 177대를 기록하며 3년 만에 반등했다. 정부의 정책 지원과 제조사들의 치열한 판촉 경쟁이 맞물린 결과다. 올해는 이 경쟁의 중심이 전기 세단으로 옮겨가며 시장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국산의 자존심 기아 EV4, 3천 초반에 잡는다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은 기아의 야심작 EV4다. 스탠다드 에어 트림의 가격은 4042만 원으로 책정되었지만, 국고보조금과 서울시 기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모두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3377만 원까지 파격적으로 내려간다. 이는 웬만한 국산 준중형 내연기관차와 경쟁 가능한 수준이다.
EV4는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와 4세대 배터리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공기역학적 설계를 통해 1회 충전 시 롱레인지 모델은 533km, 스탠다드 모델은 382km의 준수한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복합 전비 역시 kWh당 5.8km로 기아 EV 라인업 중 가장 뛰어나다.
차체 크기는 전장 4730mm, 휠베이스 2820mm로 준중형을 넘어 중형 세단에 가까운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가격과 성능, 공간까지 모두 잡으려는 기아의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테슬라 vs BYD, 중형 세단의 정면 승부
수입차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중국의 BYD가 중형 전기 세단 시장을 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테슬라가 모델3 스탠다드 후륜구동(RWD) 트림을 4199만 원에 내놓자, BYD는 씰 RWD 모델을 3990만 원이라는 더욱 공격적인 가격으로 응수했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모델3는 3981만 원, 씰은 3771만 원 선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5000만 원을 훌쩍 넘겼던 중형 전기 세단의 진입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진 셈이다.
두 모델 모두 실용적인 주행거리와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테슬라가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소프트웨어 완성도를 강점으로 내세운다면, BYD 씰은 뛰어난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으로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크기 주행거리 디자인, 당신의 선택은
두 수입 세단의 성향은 뚜렷하게 갈린다. 차체 크기는 BYD 씰이 더 여유롭다. 전장 4800mm, 휠베이스 2920mm로 모델3보다 각각 80mm, 45mm 길어 더 넓은 실내 공간을 기대할 수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두 차량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씰이 449km, 모델3가 399km로 씰이 다소 앞선다. 제로백(0-100km/h 가속 시간) 역시 씰이 5.9초로 6.2초인 모델3보다 근소하게 빠르다.
실내 구성의 차이도 명확하다. 씰은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8인치 회전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반면 모델3는 15.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하나로 모든 것을 제어하는 미니멀리즘과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강조한다.
단순한 할인 경쟁을 넘어선 패러다임 변화
3천만 원대 전기 세단의 등장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표만 보고 차를 선택하지 않는다. 국산과 수입, 준중형부터 중형까지 넓어진 선택지 안에서 자신의 주행 성향, 브랜드 선호도,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를 고를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아, 테슬라, BYD가 각기 다른 매력으로 펼치는 삼파전은 단순한 할인 경쟁을 넘어 전기차 대중화의 속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신호탄이 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