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업 축 대전환, 제3의 성장 거점으로 떠오른 인도와 아세안
단순 판매 확대 넘어 생산과 수출을 겸한 전초기지 구축 가속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사업의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기존의 미국·유럽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인도와 아세안(ASEAN)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삼는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선 것이다. 이는 단순한 판매 시장 확대를 넘어,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생존과 미래 성장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으로 분석된다.

흔들리는 미국 유럽, 대안으로 떠오른 인도



최근 미국 시장은 관세 장벽과 현지 생산 압박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유럽 역시 저가를 무기로 한 중국 전기차의 공세가 매섭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연간 40만 대 규모의 러시아 시장이 사실상 증발하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가 핵심 대안으로 부상했다. 인도는 연간 약 440만 대의 자동차가 팔리는 세계 3위의 거대 시장이다. 현대차·기아는 현지에서 약 18%의 점유율로 일본 스즈키의 뒤를 바짝 쫓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150만대 생산 체제, 수출 전초기지로 도약



현대차그룹은 인도를 단순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수출 허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최근 인수한 푸네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고 기존 첸나이 공장의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 인도에서만 연 150만 대 생산 체제가 완성된다.





지난해 인도를 직접 찾은 정의선 회장은 향후 30년을 내다보는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SUV 중심의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전기차 배터리와 핵심 부품의 현지 생산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전략이다. 지리적으로 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와 인접해 수출 전초기지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기회의 땅 아세안, 인도네시아가 교두보



인도와 함께 아세안 시장 역시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다. 약 3조 6천억 달러 규모의 경제권이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생산 거점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공략의 교두보로 삼았다. 이미 가동 중인 생산 공장을 중심으로 베트남과 연계해 역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내연기관차 판매 1위를 기록하며 브랜드 입지를 단단히 굳혔는데, 이는 현지 맞춤형 SUV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인도·아세안 전략은 불확실성이 커진 기존 시장의 리스크를 분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다.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지형도를 다시 그리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어떤 결실을 볼지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