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마저 제친 압도적 판매량, 출고 대기 10개월의 인기 비결
중국 BYD 돌핀 상륙 예고, 독주 이어가던 레이의 진짜 위기 시작되나

기아 레이 EV / 사진=기아


국내 경차 시장의 판도가 기아 레이 한 차종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2025년 한 해에만 4만 8210대가 팔려나가며 시장 점유율 64.6%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다. 이는 도로 위를 달리는 경차 10대 중 6대 이상이 레이라는 의미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전체 경차 시장이 전년 대비 24.8%나 위축된 상황에서도 레이의 판매량 감소는 단 1.6%에 그쳤다. 이는 불황 속에서도 레이의 인기가 얼마나 굳건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네시스 G80도 넘어선 판매량



기아 레이 EV / 사진=기아


레이의 저력은 단순히 경차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작년 국산 승용차 전체 판매 순위에서 11위를 차지하며 프리미엄 세단인 제네시스 G80(4만 1485대)과 대표 중형 세단 기아 K5(3만 6023대)를 가뿐히 넘어섰다. 경차가 체급이 다른 중형, 프리미엄 세단을 판매량으로 앞지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2025년 기아의 국내 총판매량(54만 5776대) 가운데 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9%에 달한다. 이는 기아의 내수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모델 중 하나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성공의 열쇠는 독보적인 공간 활용성



기아 레이 EV / 사진=기아


레이의 폭발적인 인기 비결은 단연 독보적인 ‘공간 활용성’에 있다. 1.7미터에 달하는 높은 전고를 바탕으로 한 박스형 디자인은 경차라고 믿기 힘든 넉넉한 실내 공간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해 좁은 주차 공간에서도 옆 차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다.

이러한 압도적인 실용성은 도심 운전이 잦은 운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특히 2열 시트를 제거해 적재 공간을 극대화한 ‘레이 밴’ 모델은 소상공인의 배송 업무는 물론, 차박이나 캠핑 등 레저 활동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 계약해도 올해 받기 힘들어



기아 레이 EV / 사진=기아


인기를 증명하듯 출고 대기 기간도 상당하다. 2026년 1월 기준으로 레이의 출고 대기 시간은 가솔린과 전기차 모델 모두 최대 10개월에 이른다. 1년 전 대기 기간이 7개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인기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지금 당장 계약을 하더라도 실제 차량을 인도받는 시기는 올해 4분기인 11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상위 트림인 X-라인과 전기차 모델인 레이 EV의 대기 기간이 더 긴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의 독주를 막을 강력한 경쟁자



하지만 레이의 독주 체제가 영원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중국의 전기차 브랜드 BYD가 2026년 상반기 국내 시장에 ‘돌핀 액티브’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돌핀은 1회 충전 시 354km를 주행할 수 있어, 레이 EV의 주행거리(205km)보다 약 150km 길다.

60.48kWh 용량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이 모델은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받을 경우 2천만 원 초중반대 가격이 유력하다. 주행거리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이 레이의 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레이가 실용성으로 쌓아 올린 견고한 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 새로운 경쟁 구도가 펼쳐질지 지켜볼 일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