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작곡가 이재, 스튜디오 대신 볼보 XC60 선택한 진짜 이유
15개 스피커와 완벽한 정숙성...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창작 공간으로
최근 한 K팝 작곡가가 스튜디오가 아닌 자동차 안에서 신곡 작업을 마쳐 화제다. 심지어 자동차 방향지시등 소리를 음악적 요소로 활용하기까지 했다. 주인공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곡을 만든 이재(EJAE) 작곡가로, 그가 선택한 작업 공간은 바로 볼보의 중형 SUV, XC60이다.
볼보자동차와 이재 작곡가가 손잡고 선보인 이번 프로젝트는 자동차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실제 음악 제작 과정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단순히 완성된 음악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창작이 이뤄지는 전문적인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이 협업을 통해 탄생한 신곡 ‘Time After Time’은 지난 2월 공개됐다.
콘서트홀을 그대로 옮겨놓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연 XC60의 오디오 시스템이다. 영국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가 설계한 이 시스템은 총 15개의 스피커와 고성능 디지털 앰프로 구성된다. 스튜디오처럼 균형 잡힌 사운드는 물론, 스웨덴 예테보리 콘서트홀의 웅장한 음향까지 재현하는 다채로운 모드를 제공한다.
여기에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XC60의 뛰어난 정숙성이 더해져 아티스트가 의도한 소리의 미세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환경을 만든다. 이재 작곡가는 과거 히트곡의 멜로디 역시 차 안에서 흥얼거리다 음성 메모로 녹음한 경험이 있을 만큼, 자동차를 최상의 청음 공간으로 여겨왔다.
방향지시등 소리가 영감이 되다
이번 신곡에는 아주 특별한 소리가 숨어있다. 바로 XC60의 방향지시등 소리, 즉 ‘깜빡이’ 소리를 하나의 악기처럼 샘플링해 사용한 것이다. 이는 ‘일상의 모든 순간이 영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위트 있게 담아낸 장치다.
이재 작곡가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작사와 작곡을 모두 맡아 이번 곡을 완성했다. 그는 “자동차라는 공간에서 세부 사항을 다듬는 작업 방식이 볼보의 철학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문가들의 최종 관문 카 테스트
사실 많은 음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카 테스트(Car Test)’라는 최종 점검 과정이 있다. 스튜디오의 고가 장비로 완벽하게 들리던 음악도, 실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음악을 듣는 공간인 자동차에서는 전혀 다르게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음향 엔지니어링의 허점을 드러내는 혹독한 테스트 환경인 셈이다. 이재 작곡가는 이러한 ‘카 테스트’를 넘어 아예 창작 과정 자체를 차 안에서 진행하며 XC60의 실내 음향이 전문가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함을 증명했다.
자동차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며 기계적 성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실내 공간이 주는 ‘경험’과 ‘감성적 가치’가 중요해졌다. 볼보는 이번 협업을 통해 자사의 차량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영감을 주는 개인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