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의 야심작 준대형 SUV ‘필랑트’가 사전계약 5천 대를 돌파하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팰리세이드보다 저렴한 가격과 15.1km/L의 연비가 인기 비결로 꼽힌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르노코리아가 야심 차게 내놓은 준대형 플래그십 CUV ‘필랑트’가 그 주인공이다. 아직 공식 시승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 전시장에 차량이 입고된 지 단 8일 만에 사전계약 5천 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초기 반응이라며 주목하는 분위기다.
필랑트의 인기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합리성을 앞세운 가격 경쟁력과 도로 위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 그리고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과연 어떤 매력이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이토록 빠르게 사로잡았을까.
팰리세이드보다 저렴한 파격적인 가격
필랑트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가격이다. 시작 가격이 4,331만 원으로 책정되어,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꼽히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2.5 하이브리드 기본 모델보다 6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최근 고물가 시대에 차량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에게 준대형급 차체와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4천만 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왔다.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충족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도로 위 시선 사로잡는 프랑스 감성 디자인
필랑트는 세단의 유려함과 SUV의 실용성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탄생했다. 전장 4,915mm, 전폭 1,890mm로 쏘렌토와 팰리세이드의 중간 크기를 갖췄지만, 낮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 덕분에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날렵한 인상을 준다. 이는 실용적이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최근 소비 트렌드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디자인 곳곳에는 르노 브랜드의 유럽 감성이 짙게 배어있다. 1956년 지상 최고 속도 기록을 세운 ‘에투알 필랑트’에서 영감을 얻은 이름부터, 전면 중앙의 다이아몬드 형상 ‘로장주’ 엠블럼과 유성을 형상화한 조명 패턴은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이 시너지를 내며 초반 흥행을 이끌고 있다.
연비와 성능 두 마리 토끼 잡은 하이브리드
디자인만 내세운 차가 아니다. 필랑트의 심장은 1.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듀얼 모터가 결합된 E-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힘은 준대형급 차체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면서도 공인 복합연비는 15.1km/L에 달해 동급 최고 수준의 효율을 자랑한다.
특히 도심 주행이 잦은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점이 돋보인다. 1.6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도심 구간에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꽉 막히는 출퇴근길이나 저속 주행이 많은 환경에서 연료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여 유지비 부담을 낮춘 것이다.
플래그십다운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
실내는 플래그십 모델의 이름에 걸맞게 고급스럽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시트’와 12.3인치 디스플레이 3개를 결합한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은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AI 음성 비서 ‘에이닷 오토’, 1.1㎡ 면적의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등 첨단 편의 사양이 기본 트림부터 적용되어 만족도를 높였다.
2열 무릎 공간은 320mm, 트렁크 용량은 최대 2,050L까지 확보해 가족용 차량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낸다. 르노코리아 ‘오로라 프로젝트’의 두 번째 모델인 필랑트가 침체된 내수 시장에서 성공적인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