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Y, 모델3 대규모 가격 인하 단행
기존 차주들 불만 폭주, 중고차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

모델 Y 실내 / 테슬라


테슬라가 주력 모델인 모델Y와 모델3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신차 가격이 수백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떨어지면서, 불과 몇 달 전 차를 구매한 기존 차주들은 물론 중고차 업계까지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 가격 조정이 단순한 프로모션을 넘어 중고차 시세 붕괴, 오너들의 불만 폭주, 그리고 경쟁사들의 연쇄 반응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체 테슬라의 결정이 시장에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일까.

신차와 다름없는 중고차 가격



이번 가격 인하의 충격은 중고차 플랫폼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에 따르면, 테슬라의 가격 인하 발표 이후 모델Y와 모델3의 중고 시세 하락 전망치가 각각 5.3%, 5.6%에 달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감가 방어가 잘 되기로 유명했던 테슬라의 명성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모델 3 / 테슬라


실제 시장에 등록된 매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모델3 하이랜드 RWD 트림의 신차 가격은 5,199만 원에서 4,199만 원으로 1,000만 원이나 낮아졌다. 하지만 일부 중고차 사이트에서는 주행거리가 있는 동일 모델이 여전히 4,000만 원 초반대에 올라와 있다. 모델Y RWD 역시 신차 가격이 4,999만 원으로 인하됐음에도, 중고차는 4,000만 원 중반대 시세를 형성해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소비자들이 굳이 중고차를 선택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출고 1년 만에 날벼락 맞은 차주들



기존 차주들의 불만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출고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신차보다 비싸졌다”, “지금 팔면 손해가 확정이라 차라리 몇 년 더 타겠다”는 식의 하소연이 줄을 잇는다. 일부는 앞으로 추가 인하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섣불리 차를 내놓지도 못하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모델 Y / 테슬라


여기에 최근 불거진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충전 제한 결함 논란도 중고차 시세 하락을 부채질했다. 주행 중 갑자기 충전량이 제한되어 운행이 어려워지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잠재적 수리 비용에 대한 우려가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신차 가격 하락과 품질 논란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가격 전쟁의 서막



테슬라발 가격 인하 쇼크는 중고차 업계에도 직격탄이 됐다. 대부분의 중고차 업체들은 가격 인하 이전에 높은 가격으로 재고를 매입한 상황이다. 손실을 감수하고 가격을 내리자니 부담이 크고, 기존 가격을 고수하자니 팔리지 않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한순간에 수천만 원의 재고 손실을 떠안게 된 업체도 적지 않다.

모델 3 / 테슬라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테슬라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저금리 할부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중국의 BYD까지 가격 경쟁에 뛰어들면서 전기차 시장 전반의 ‘치킨 게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테슬라가 쏘아 올린 가격 인하 신호탄이 전체 전기차의 중고 시세 하락 압력을 키우는 도화선이 된 셈이다.

EV 시리즈 / 기아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