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4월부터 ‘가격 통일’ 제도 전격 도입.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 딜러별 할인 경쟁은 이제 옛말이 될 전망이다.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따스한 봄, 새 차 구매를 계획하던 소비자들 사이에서 때아닌 비상등이 켜졌다. 수입차 시장의 강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오는 4월 중순부터 파격적인 판매 정책을 도입하기 때문이다. 골자는 간단하다. 이제 ‘딜러별 할인’을 찾아 발품을 파는 일은 불가능해진다.

벤츠가 도입하는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Retail of the Future)’는 **전국 가격 통일**, **딜러사의 역할 변화**, 그리고 **소비자 구매 경험**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수입차 판매 공식을 뒤엎는 이번 시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체 왜 벤츠는 모두가 익숙했던 할인 경쟁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것일까?

전국 어디서나 동일 가격, RoF의 정체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RoF 시스템의 핵심은 판매 주체의 전환이다. 지금까지는 벤츠 코리아가 차량을 수입해 각 딜러사에 도매로 넘기면, 딜러사들이 재고 상황이나 영업 전략에 따라 자율적으로 할인율을 정해 소비자에게 판매했다. 이 때문에 같은 차라도 어느 전시장에서, 어떤 영업사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최종 구매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4월부터는 벤츠 코리아가 차량 수입부터 재고 관리, 가격 책정, 소비자 계약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총괄한다. 소비자는 딜러사가 아닌 벤츠 코리아와 직접 계약을 맺는 셈이다. 전국의 11개 공식 딜러사는 이제 ‘판매 파트너’로서 전시장 운영과 브랜드 경험 제공, 차량 출고 및 사후 관리 등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소통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할인 쇼핑의 종말, 소비자 득실은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가격 투명성 확보다. 더 이상 좋은 조건에 차를 사기 위해 여러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견적을 비교하고 영업사원과 힘겨루기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벤츠 공식 홈페이지에 명시된 가격이 곧 최종 구매 가격이 되기 때문에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반면, 파격적인 할인을 기대하며 구매 시점을 저울질하던 ‘스마트 컨슈머’에게는 아쉬운 소식이다. 월말이나 분기 말에 진행되던 딜러사별 프로모션이나 재고 할인 혜택을 더는 누릴 수 없게 된다. 정가에 차를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RoF 성공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딜러사는 안정, 벤츠는 브랜드 가치 제고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이번 정책 변경으로 딜러사들은 수익 구조에 큰 변화를 맞는다. 판매 마진은 기존보다 약 4%가량 줄어들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었던 재고 부담과 차량 관리 비용을 본사가 모두 책임진다. 딜러사는 판매 대수에 따른 고정 수수료를 받게 되어 보다 안정적인 수익 예측이 가능해진다.

벤츠 코리아 입장에서는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막고, 중고차 가격 방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이미 테슬라가 온라인 정찰제 판매를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킨 모델과 유사하다. 벤츠의 이번 도전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BMW, 아우디 등 다른 경쟁 브랜드의 판매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