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싼타크루즈와는 차원이 다른 정통 프레임 바디 픽업트럭 개발 소식.

포드와 토요타가 장악한 미국 본토에서 정면 대결을 예고하며 현지 생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싼타크루즈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을 정조준한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 도심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정통’ 픽업트럭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이번 신차는 단순한 모델 추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차의 이번 도전은 **정통 프레임 바디 채택**, **미국 현지 생산**, 그리고 **SUV 라인업 확장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로 요약된다. 과연 현대차는 브랜드 충성도 높은 미국 픽업 시장의 굳건한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싼타크루즈와는 다르다, 정통 픽업의 등장



새롭게 개발되는 픽업트럭의 가장 큰 특징은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는 모노코크(유니바디) 차체를 사용한 싼타크루즈와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싼타크루즈가 승용차 기반의 부드러운 승차감과 도심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면, 신형 픽업은 강력한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어 험로 주파 능력과 내구성, 견인력을 극대화하는 정통 트럭의 문법을 따른다.

싼타크루즈 - 출처 : 현대자동차


미국 시장에서 ‘진짜 트럭’으로 인정받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인 셈이다. 무거운 짐을 싣고 거친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하는 픽업트럭의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넘어야 할 산, 포드와 토요타



하지만 가야 할 길은 험난하다. 미국 중형 픽업트럭 시장은 포드 레인저와 토요타 타코마라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다. 특히 토요타 타코마는 지난해에만 시장 점유율 42%를 기록하며 절대 강자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싼타크루즈 - 출처 : 현대자동차


이 시장은 수십 년간 쌓아온 브랜드 충성도가 구매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으로 유명하다. 신규 브랜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단순히 차를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이들의 오랜 신뢰를 뛰어넘을 만한 강력한 한 방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5% 관세 장벽, 현지 생산으로 넘는다



현대차는 이 난관을 돌파할 핵심 전략으로 ‘미국 현지 생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는 ‘치킨 택스(Chicken Tax)’로 불리는 25%의 수입 경트럭 관세를 피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만약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시작부터 뒤처질 수밖에 없다.

싼타크루즈 - 출처 : 현대자동차


현지 생산은 단순히 관세 회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 공장을 거점으로 삼아 북미 시장의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나아가 글로벌 수출 전략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강화되는 보호무역주의 흐름 속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픽업을 넘어 SUV로, 무한한 확장 가능성



이번 프레임 플랫폼 개발은 단순히 픽업트럭 한 차종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플랫폼을 활용한 정통 오프로드 SUV 파생 모델의 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포드 브롱코, 토요타 4러너 등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강인한 SUV 모델이 추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강력한 SUV 라인업 확대를 요구해 온 미국 딜러망의 목소리와도 일치한다. 더 나아가 기아 타스만과는 별개의 플랫폼을 공유하거나,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프리미엄 오프로더 시장까지 넘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차원의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