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1,000대 계약, 3천만 원대 프리미엄 전기 SUV의 등장. 하지만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격 논란에 이어 배터리 화재 위험 리콜까지... 볼보의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볼보의 새로운 전기 SUV, EX30이 출시 직후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일주일 만에 1,000대 계약을 돌파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기차를 3천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에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이 화려한 성공 뒤편에서는 기존 구매자들의 거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단순한 가격 정책을 넘어 배터리 안전성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과연 볼보 EX30을 둘러싼 논란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보름 만에 수백만 원 손해 본 차주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EX30의 주력 트림인 코어 모델 가격을 4,752만 원에서 3,991만 원으로 761만 원 대폭 인하했다. 상위 트림 역시 700만 원씩 가격을 내리면서,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실구매가는 3,60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 이는 국산 소형 SUV와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문제는 가격 인하 발표 직전에 차량을 인도받은 차주들이다. 불과 며칠, 몇 주 차이로 수백만 원의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된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강한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볼보 측이 보상안으로 ‘워런티 1년 연장’을 제시했지만, 수백만 원의 가치 하락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격 논란에 기름 부은 배터리 리콜
기존 차주들의 불만은 가격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볼보는 주행 또는 충전 중 배터리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성을 이유로 EX30 약 4만 대에 대한 글로벌 리콜을 결정했다. 문제가 된 배터리는 중국 지리자동차 계열사가 공급한 NMC(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로 확인됐다.
국내 차주들에게는 리콜 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 배터리 충전량을 70% 이하로 유지하라는 임시방편적인 지침만 전달된 상태다. 소비자들은 근본적인 안전 대책 마련 없이 할인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본사 지침만 기다리는 판매 현장
고객들의 불만은 일선 판매 현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차량을 판매한 딜러사 직원들이 기존 차주들의 항의를 직접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일부 현장에서는 본사로부터 구체적인 고객 응대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비단 볼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하면서 ‘먼저 사는 사람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30의 신규 계약은 순항 중이지만, 이번 논란으로 등을 돌린 기존 고객들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가 볼보의 향후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할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