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 갑작스러운 출력 저하 현상, 원인은 ‘통합 충전 제어 장치(ICCU)’로 지목됐다.
글로벌 리콜에도 동일 증상이 재발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를 이용하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주행 중 출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아찔한 경험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꾸준히 공유되면서다. 원인으로 지목된 핵심 부품은 ‘통합 충전 제어 장치(ICCU)’다. 문제는 대규모 리콜과 수리가 진행됐음에도 비슷한 증상이 재발한다는 주장이 나온다는 점이다. 과연 이 문제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완전히 해결될 수 있을까?
고속도로 위 아찔한 경험, 원인은 핵심 부품
ICCU는 내연기관차의 발전기처럼 고전압 배터리의 전력을 12V 저전압으로 바꿔 차량 내 각종 전장 장치에 공급하고 보조 배터리를 충전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단순히 충전만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주행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보고된 사례를 보면, 계기판에 ‘충전 시스템을 점검하십시오’라는 경고등이 뜨고, 심한 경우 고속도로 주행 중 차량 속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출력 저하로 이어진다. 일부 차량은 안전을 위해 스스로 출력을 제한하는 ‘림프 홈 모드’로 진입해 운전자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제조사는 ICCU 내부 소자의 문제로 12V 배터리 충전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리콜 단행했지만 끝나지 않은 논란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우선 진행하고, 문제가 발견된 부품은 교체해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리콜 조치를 받은 이후에도 동일한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는 경험담이 이어지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현대차·기아 전기차 소유자의 2~10%가 ICCU 관련 문제를 경험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다른 브랜드의 결함 경험률(1% 미만)과 비교해 눈에 띄게 높은 수치다. 하드웨어 자체의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플랫폼 공용화의 그림자 운전자 주의사항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 과정에서 품질 검증 시스템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단적인 예라고 분석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공유하는 여러 차종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원가 절감과 개발 효율을 높이는 플랫폼 공용화 전략의 이면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만약 주행 중 충전 관련 경고등이 점등되거나 출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겪는다면 즉시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정밀 점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차량이 림프 홈 모드로 진입했다면, 당황하지 말고 갓길 등 안전한 곳으로 차량을 이동시킨 뒤 견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CCU 논란은 하나의 부품 문제를 넘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품질 관리 시스템 전체에 대한 신뢰도 문제로 번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된 이슈인 만큼, 향후 리콜 조치의 완성도와 재발 방지 대책이 브랜드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