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국내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월 판매 1만 대를 돌파하며 테슬라를 압도한 기아의 저력, 그 비결은 무엇일까.

공격적인 라인업 확대와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무장한 기아. EV9부터 보급형 EV5까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핵심 전략을 살펴본다.

PV5 / 기아


따스한 3월의 봄바람과 함께 국내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부동의 1위로 여겨지던 테슬라를 압도적인 격차로 따돌리고 국산 브랜드가 왕좌에 오른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기아다.

기아가 월 판매 1만 대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배경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세 가지 핵심 전략이 있었다. 공격적인 라인업 확장과 파격적인 가격 정책, 그리고 절묘한 시장 진입 타이밍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이 기세가 계속될 수 있을까?

수치로 증명된 역전극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2월 한 달간 국내에서 총 1만 4488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가 월간 판매량 1만 대를 넘어선 최초의 사례다. 그야말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기록이다.

EV9 / 기아


같은 기간 테슬라의 판매량은 7868대에 그쳐 기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을 보면 격차는 더욱 선명해진다. 기아는 총 1만 8116대를 판매해 테슬라보다 8000대 이상 앞서 나갔다. 불과 두 달 만에 만들어낸 압도적인 차이다.

지갑 열게 만든 라인업과 가격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소비자의 선택지를 대폭 넓힌 공격적인 라인업 전략이 있다. 기아는 지난해 소형부터 대형까지 아우르는 전기차 풀라인업을 완성하며 시장 공략의 기반을 다졌다.

EV5 / 기아


올해 초에는 EV3, EV4, EV9 연식 변경 모델과 고성능 GT 모델까지 동시에 선보이며 라인업을 더욱 강화했다. 특히 연식 변경 모델의 가격은 동결하고, 대형 SUV인 EV9에는 진입 장벽을 낮춘 신규 트림 ‘라이트’를 추가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EV5 롱레인지와 EV6의 가격을 각각 약 280만 원, 300만 원 인하하고 보급형 모델인 EV5 스탠다드를 새로 추가하는 등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보조금 타이밍,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



시장 환경의 변화 역시 기아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통상 연초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확정되기 전이라 구매를 미루는 대기 수요가 많은 시기다. 기아는 바로 이 시점을 놓치지 않았다.

EV9 실내 / 기아


정부의 상반기 보조금 정책이 본격 시행되자, 기아는 미리 정비해 둔 라인업과 가격 체계를 앞세워 대기 수요를 흡수했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EV5 스탠다드 모델은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실구매가가 약 3400만 원대로 예상돼, 테슬라 모델 Y 등 경쟁 모델 대비 확실한 가격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대중화를 향한 큰 그림



기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전기차 시장 확대 전략을 계속해서 이어갈 방침이다. 올해 1월부터 계약을 시작한 목적 기반 차량(PBV) PV5를 필두로 상용차와 승용차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EV6 / 기아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EV5 스탠다드 모델은 올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인도될 예정이다. 기아는 승용 전기차부터 상용 PBV, 고성능 GT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선택지를 마련해, 소비자가 원하는 전기차를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