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반 흥행은 어디로, 판매량 급감한 니오 ET9의 현주소.
100시간 수작업 거친 한정판으로 분위기 반전 노린다.
‘마이바흐급’을 표방하며 등장한 중국산 플래그십 전기 세단이 시장의 차가운 외면을 받고 있다. 야심차게 내놓은 1억 7천만 원짜리 니오 ET9이 그 주인공이다. 출시 초반의 기대감은 온데간데없이 판매량은 곤두박질쳤다.
니오가 꺼내든 카드는 바로 초고가 한정판 모델. 과연 이 전략이 처참한 성적표를 뒤집을 수 있을까? 니오 ET9의 부진 원인과 새로운 한정판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짚어본다.
야심찬 출발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2025년 3월 중국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ET9는 출시 첫 달 810대가 팔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수요는 급격히 얼어붙었고, 2026년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722대에 그쳤다.
특히 올해 1~2월 판매량은 단 121대로, 사실상 실패에 가까운 성적이다. 같은 기간 수천 대씩 팔려나간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면 더욱 뼈아픈 수치다.
발목 잡은 디자인과 단일 파워트레인
시장은 ET9의 부진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호불호가 갈리는 독특한 외관 디자인이다. 미래지향적이지만, 전통적인 고급 세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둘째는 순수 전기차 단일 파워트레인 구성이다. 경쟁 모델들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옵션을 제공하며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주행 거리에 민감한 고급 세단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1.7억 한정판 반등의 신호탄 될까
판매 부진에도 니오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한정판 모델이 그 증거다. 전 세계 자연 경관에서 영감을 받은 금색과 파란색 두 가지 버전으로, 각각 199대만 생산된다. 100시간 이상의 수작업 도색과 고급 가죽 마감 등 상품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성능 자체는 흠잡을 데 없다. 듀얼 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은 최고 출력 707마력, 최대 토크 700Nm의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4.3초 만에 도달하며, 102kWh 배터리로 최대 620km를 주행할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한정판 모델의 시작 가격은 약 81만 8천 위안(한화 약 1억 7천만 원)에 달한다. 기본형 모델 역시 76만 8천 위안(약 1억 6천만 원)으로, 섣불리 지갑을 열기 어려운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니오의 현 상황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파워트레인, 가격 정책 등 시장의 요구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번 한정판 카드가 단기적인 주목을 끌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전략 수정 없이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