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의 플래그십 전기 SUV 비교 평가. 기아 EV9 GT가 볼보 EX90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자동차 본고장마저 놀라게 한 국산 SUV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EV9 GT - 출처 : 기아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3월, 가족과 함께 떠날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산 플래그십 전기 SUV가 자동차의 본고장 독일에서 낭보를 전해왔다. 기아 EV9 GT가 유럽의 강자 볼보 EX90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이다. 단순한 성능 우위를 넘어 공간 활용성, 파워트레인, 가격 경쟁력 세 가지 측면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럽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국산 전기차의 진짜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독일마저 인정한 압도적 상품성



독일의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Auto Bild)’가 최근 실시한 비교 평가에서 기아 EV9 GT는 총점 583점을 획득했다. 경쟁 모델로 지목된 볼보의 플래그십 전기 SUV, EX90은 565점에 그쳤다. 무려 18점 차이로, 평가 항목 전반에 걸쳐 EV9의 우수성이 입증된 셈이다.

EV9 GT - 출처 : 기아


특히 이번 평가는 깐깐하기로 소문난 독일 현지 매체의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안방에서 거둔 승리이기에 단순한 ‘가성비’ 모델이 아닌, 상품성 자체로 인정받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간 하나로 모든 것을 압도하다



이번 평가에서 EV9 GT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단연 ‘공간’이다. 대형 SUV의 본질에 충실한 설계가 빛을 발했다.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을 경우 확보되는 최대 2,393리터의 적재 공간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이는 단순히 수치만 큰 것이 아니라, 박스형 디자인 덕분에 어떤 형태의 짐이든 효율적으로 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엔진이 없는 전기차의 이점을 극대화한 전면 트렁크, 이른바 ‘프렁크’의 실용성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말 캠핑 장비부터 대형 마트 쇼핑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넉넉한 공간은 패밀리카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EV9 GT - 출처 : 기아


강력한 성능과 혁신적인 충전 기술



고성능을 표방하는 ‘GT’ 모델답게 파워트레인 부문에서도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최고출력 508마력을 뿜어내는 듀얼 모터 시스템은 거대한 차체를 가뿐하게 이끌며 운전의 즐거움을 더한다. 아우토빌트는 이 강력한 주행 성능에 9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부여하며 EX90을 앞섰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초급속 충전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4분이면 충분해, 장거리 운행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해소했다. 이는 단순한 출력 경쟁을 넘어, 전기차의 실용성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력에서도 우위를 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합리적인 가격은 마지막 화룡점정



EV9 GT - 출처 : 기아


아무리 뛰어난 차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표가 붙어있다면 외면받기 마련이다. EV9 GT는 경제성 부문에서도 EX90을 큰 격차로 따돌리며 상품성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합리적인 시작 가격과 업계 최고 수준의 보증 조건은 ‘프리미엄의 가치는 비싼 가격이 아닌 높은 만족도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사실 기아 EV9이 볼보 EX90을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GT-line 모델 역시 비교 평가에서 승리한 바 있어, 이번 결과는 일회성 행운이 아닌 기아의 전동화 기술력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증명하는 사례로 해석된다. 성능과 실용성, 가격까지 모두 잡은 EV9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기대가 모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