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상징 모델 S와 X, 3월 말 국내 신규 주문 중단 선언
자동차 생산 라인 대신 휴머노이드 로봇 공장으로… 기존 오너들 불안감 커져
테슬라의 상징과도 같았던 모델S와 모델X가 한국 시장과 작별을 고한다. 테슬라코리아는 오는 3월 31일을 끝으로 두 모델의 신규 주문 접수를 마감한다고 밝혔다. 4월부터는 공식 홈페이지에서조차 이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이는 단순히 인기 모델의 단종을 넘어, 테슬라의 무게 중심이 ‘판매량’, ‘생산 효율성’, 그리고 ‘미래 사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억 원을 호가하던 이 플래그십 모델들은 왜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게 된 것일까?
예견됐던 수순, 저조한 판매 실적
모델S와 모델X의 퇴장은 사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테슬라가 전 세계에 인도한 차량 약 163만 6,000대 가운데, 모델3와 모델Y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6.7%에 달했다. 사실상 두 대중 모델이 테슬라의 실적을 이끈 셈이다.
반면, 모델S와 모델X의 판매량은 다 합쳐도 전체의 3%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는 전 세계 인도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기업 입장에서 더 이상 두 모델의 생산 라인을 유지할 명분이 점차 사라진 것이다.
자동차 대신 로봇을 만드는 공장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에는 테슬라의 거대한 사업 방향 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는 2026년 2분기 말을 기점으로 모델S와 모델X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단순한 단종이 아닌, 생산 구조 자체를 뒤바꾸는 전략적 선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기존 생산 라인은 테슬라의 새로운 야심작,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대량 생산 기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연간 100만 대의 로봇 생산을 목표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봇 중심의 기술 기업으로 변모를 서두르고 있다.
14년 역사의 마무리와 라인업 재편
2012년 등장한 모델S는 전기차가 성능 면에서 내연기관차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처음 증명한 모델이다. 압도적인 주행거리와 가속 성능은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독창적인 팔콘 윙 도어를 장착한 모델X 역시 테슬라의 혁신 이미지를 강화한 주역이었다.
이들 두 모델이 사라지면서 테슬라의 국내 라인업은 모델3, 모델Y, 사이버트럭 3종으로 단순화된다. 향후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역시 사이버트럭을 중심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테슬라의 제품 전략이 더욱 효율적인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겨진 오너들의 커지는 불안감
단종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존 모델S와 모델X 소유주들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1억 원이 넘는 고가 차량인 만큼, 장기적인 부품 수급과 사후 관리(A/S)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되는 것이다. 플래그십 모델 특성상 부품 가격과 정비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걱정을 더한다.
물론 테슬라 측은 단종 이후에도 부품 공급과 서비스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차량의 가격과 가치를 고려할 때, 소비자들의 불안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플래그십 모델의 퇴장은 테슬라의 전략 변화와 더불어 기존 고객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