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과 중국 샤오펑의 첫 합작 SUV ‘ID.유닉스 08’ 공개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승부수, 730km 주행거리와 첨단 자율주행 기술 탑재
내연기관 시대의 절대 강자였던 폭스바겐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 폭스바겐이 결국 자존심을 내려놓고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중국 현지 기술을 대거 채택한 신형 전기 SUV ‘ID.유닉스(ID.UNYX) 08’이다.
이 모델은 기존 폭스바겐의 전기차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보여준다. 현지 기술과의 과감한 협력, 압도적인 주행 성능, 그리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통해 시장 반전을 노리고 있다. 과연 폭스바겐은 이 모델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독일 거인의 파격적 선택, 중국 샤오펑과 손잡다
ID.유닉스 08의 가장 큰 특징은 폭스바겐이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차량의 핵심인 자율주행 시스템까지 샤오펑의 기술을 그대로 이식한 것이다.
차량에는 샤오펑의 최신 ‘VLA(Vision-Language-Action)’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됐다. 1500 TOPS 수준의 강력한 연산 성능을 바탕으로 11개의 카메라, 3개의 밀리미터파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센서가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도심과 고속도로 모두에서 내비게이션 기반 자율주행(NOA) 기능을 완벽하게 지원한다. 이는 기술 독립성을 강조하던 기존 폭스바겐의 행보와는 180도 다른 파격적인 결정이다.
730km 주행거리, 성능도 철저한 현지화
차량의 제원 역시 중국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의식한 모습이 역력하다. ID.유닉스 08은 전장 5,000mm에 달하는 대형 SUV로, 넓은 실내 공간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했다. 파워트레인은 후륜구동 단일모터(308마력)와 사륜구동 듀얼모터(496마력) 두 가지로 운영된다.
배터리는 세계 1위 기업인 CATL의 LFP(리튬인산철) 팩이 장착되며, 82.4kWh와 95kWh 용량으로 나뉜다. 중국 CLTC 측정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730km라는 인상적인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또한 315kW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단 5분 충전만으로 약 150km를 달릴 수 있는 등 편의성까지 갖췄다.
샤오미와 정면 승부, 가격은 5천만 원대부터
ID.유닉스 08은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샤오미 SU7, 기존 강자인 지커(Zeekr) 등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폭스바겐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을 책정했다. 사전 판매 가격은 23만 9900위안(약 4,550만 원)부터 시작하며, 이는 기존 폭스바겐의 ID.4나 ID.6보다 상위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폭스바겐의 이번 시도는 단순한 신차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독일 기술’이라는 자존심을 잠시 내려놓고, 현지 시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ID.유닉스 08의 성공 여부는 향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 모델의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