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000대 판매하며 수입차 7위까지 오른 BYD, 한국 시장 공략 비결은 단순한 가격이 아니었다.

BMW·토요타 출신 전문가가 밝힌 중국 전기차의 진짜 경쟁력과 앞으로의 서비스 전략을 살펴본다.

씨라이언 7 / BYD


“아직도 현대·기아차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 안착하며 판도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000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단숨에 수입차 톱10에 진입하더니, 지난달에는 7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는 단순한 ‘차이나 돌풍’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결과다. 이들의 성공 뒤에는 **정교한 시장 전략**과 **제품 경쟁력**, 그리고 **과감한 서비스 투자**라는 세 가지 핵심 열쇠가 숨어 있었다.

가격만 앞세운 저가 공세가 아니었다



BYD의 한국 시장 진출 초기, 많은 이들은 2,000만 원대 소형 전기차 ‘돌핀’을 앞세운 저가 공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그들의 전략은 훨씬 영리했다. BYD는 스스로를 저가 브랜드의 틀에 가두지 않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2030 세대를 정밀하게 겨냥했다. 가격은 매력적인 ‘미끼’였을 뿐, 진짜 승부수는 다른 곳에 있었다.

BYD코리아 조인철 대표 / BYD코리아


BYD코리아를 이끄는 조인철 대표는 현재 전기차 시장이 겪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원인을 다르게 진단했다. 그는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 만한 제품을 제조사가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접근 가능한 좋은 전기차가 많아진다면 시장 전환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BYD의 해법은 무작정 가격을 낮추는 출혈 경쟁이 아닌,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전기차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었다.

편견을 확신으로 바꾼 전문가의 시선



조인철 대표의 독특한 이력은 BYD의 전략에 대한 신뢰를 더한다. 현대차를 시작으로 BMW그룹코리아, 한국토요타자동차를 거치며 국산차와 수입차 시장을 모두 경험한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조차 BYD 합류 전까지는 중국 제품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토 3 에보 / BYD


이러한 편견을 깨뜨린 것은 직접 경험한 BYD 차량의 성능이었다. 그는 “기본적인 주행 성능은 내연기관차보다 뛰어났고, 운전의 재미 또한 상당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중적인 모델부터 고급 라인업까지 갖춘 제품 포트폴리오와 세계적인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은 그에게 BYD가 다가올 전기차 시대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내부 최고 책임자의 시선이 편견에서 확신으로 바뀌었다는 점은 BYD의 공격적인 행보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다.

서비스망 구축으로 한국 시장에 뿌리내리다



BYD는 판매에만 열을 올리지 않았다. 수입차 구매 시 가장 큰 불안 요소인 사후 서비스(AS)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출범 첫해인 지난해에만 전국에 서비스센터 17곳을 구축했으며, 부품 수급률 역시 100%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판매 이후의 고객 경험까지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돌핀 / BYD


조 대표는 “한국 시장은 규모는 작아도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이기에 이곳에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70% 이상을 점유한 기형적인 수입차 시장 구조에서, BYD 같은 대중적인 브랜드의 등장이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급하게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업계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 시장에 깊숙이 뿌리내리겠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한 셈이다.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며 현대차·기아의 턱밑까지 쫓아온 BYD의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BYD CI / 온라인 커뮤니티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