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패밀리카 쏘렌토부터 셀토스까지, 유독 중고차 가격 방어가 잘 되는 국산 SUV가 있다.

압도적인 수요,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 그리고 기아의 브랜드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셀토스 / 기아


‘중고차는 사는 순간 가격이 떨어진다’는 말은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은 시간이 지나도 굳건한 가치를 자랑하며 중고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신차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들 모델의 가격 방어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시장을 압도하는 수요, 하이브리드 모델의 독보적인 강세, 그리고 소비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성이다. 대체 어떤 힘이 기아 SUV를 중고차 시장의 ‘안전 자산’으로 만들고 있을까.

수요가 몰리니 가격은 견고하게



국내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세단에서 SUV로 옮겨간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이런 흐름 속에서 쏘렌토, 스포티지, 셀토스 등 기아 SUV는 신차 시장은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도 가장 먼저 찾는 모델로 꼽힌다. 특히 ‘국민 아빠차’로 불리는 쏘렌토와 카니발은 패밀리카를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로 통한다.
이처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곧 높은 회전율을 의미한다. 매물로 나오는 즉시 거래가 성사되니, 중고차 딜러 입장에서도 재고 부담이 적다. 자연스럽게 매입 경쟁이 붙으면서 시세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쏘렌토 / 기아


기다림에 지친 수요, 하이브리드가 흡수



기아 SUV의 견고한 중고 가격을 논할 때 하이브리드 모델을 빼놓을 수 없다. 쏘렌토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신차 출고까지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당장 차가 필요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러한 초과 수요는 중고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을 신차 수준까지 밀어 올리는 현상을 낳는다. 여기에 고유가 시대에 연비 효율이라는 확실한 장점까지 더해져 하이브리드 모델은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매물로 자리매김했다. 3년 운행한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잔존가치가 70~80%에 육박한다는 데이터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기본기 자체가 경쟁력



니로 / 기아


단지 인기가 많다고 해서 중고 가격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기아 SUV는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본 상품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소형 SUV인 셀토스에도 통풍 시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상위 차급 못지않은 편의 사양이 아낌없이 탑재됐다.
넓은 실내 공간과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은 패밀리카로서의 가치를 더한다. 또한, ‘타이거 노즈’로 대표되는 기아의 디자인은 세련미를 갖춰 연식이 바뀌어도 구형이라는 느낌이 덜하다. 디자인, 공간, 옵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며 시간이 흘러도 상품 가치가 쉽게 희석되지 않는다.

숫자로 증명된 가치, 브랜드가 지킨다



기아 SUV의 높은 잔존가치는 실제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셀토스는 국내 소형 SUV 중 잔존가치 1위(81.4%)를 기록했으며, 스포티지와 텔루라이드는 미국 J.D.파워의 잔존가치상에서 최우수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델별로 확고한 포지셔닝을 구축한 것도 강점이다.
최근 기아가 직접 운영하는 인증 중고차 사업 역시 가격 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가 직접 품질을 보증하고 적정 시세를 관리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가격의 하한선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처럼 기아 SUV의 감가 방어는 우연이 아닌, 시장의 선택과 브랜드의 치밀한 전략이 맞물린 필연적인 결과다.

셀토스 / 기아


스포티지 / 기아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