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두 달 만에 계약 5,000대 돌파. KGM 신형 무쏘가 기아 타스만을 제치고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왕좌를 되찾았다.
2천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파격적인 가격표에 숨겨진 진짜 인기 비결을 파헤쳐 본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판도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주인공은 KGM의 신형 무쏘다. 2026년 1월 출시 이후 단 두 달 만에 누적 계약 5,000대를 넘어서며 시장의 주도권을 단숨에 장악했다. 한때 경쟁 모델의 등장으로 주춤하는 듯 보였던 KGM이 다시금 시장 점유율 85%를 탈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단순한 신차 효과로 치부하기엔 그 기세가 매섭다. 업계에서는 무쏘의 성공 비결로 파격적인 가격 정책,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힌 다양한 라인업, 그리고 경쟁 모델의 상대적 부진을 꼽는다. 과연 무엇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이토록 강하게 사로잡았을까.
시장의 문턱을 낮춘 2천만 원대 가격표
신형 무쏘가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가격 경쟁력이다. 가솔린 2.0 터보 엔진을 탑재한 기본 트림 M5의 시작 가격은 2,990만 원. 국내에서 판매되는 픽업트럭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업무용으로 픽업트럭을 찾는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주말 레저나 캠핑을 즐기는 일반 소비자까지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 됐다. 디젤 모델 역시 3,170만 원부터 시작해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 높은 접근성을 확보하며 픽업트럭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가솔린, 디젤, 전기차까지 골라 타는 재미
무쏘는 단순히 가격만 내세우지 않았다. 소비자의 운전 환경과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폭넓은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구축했다. 가솔린 2.0 터보 모델은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217마력의 부드러운 주행감과 정숙성을 자랑한다. 도심 주행이 잦은 운전자에게 안성맞춤이다.
반면 디젤 2.2 LET 모델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즉각적인 토크 반응과 장거리 효율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국내 유일의 전기 픽업트럭인 ‘무쏘 EV’까지 가세했다. 무쏘 EV는 각종 보조금 혜택을 더하면 실구매가가 3,000만 원 중반대까지 내려가면서,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 6,000대를 넘기는 저력을 보였다.
경쟁자의 부진은 곧 기회로
무쏘의 독주는 강력한 경쟁 상대로 꼽혔던 기아 타스만의 부진과 맞물리며 더욱 두드러졌다. 타스만은 올해 1월과 2월, 두 달간 약 70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무쏘 내연기관 모델 인도 대수(2,516대)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기아는 지난해 타스만 연간 판매 목표를 2만 대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5개월간 3,716대 판매에 그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러한 경쟁 모델의 주춤한 실적은 자연스레 무쏘에게 기회로 작용했고, KGM은 픽업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처럼 무쏘의 흥행은 KGM 전체의 반등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다. KGM은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으며, 유럽과 호주 등 해외 수출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무쏘가 단순한 인기 모델을 넘어, 회사의 재도약을 상징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