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가격 공세에 현대차그룹이 꺼내 든 반격 카드. 아반떼, 투싼 등 주력 모델에 17인치 대화면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 가속화, 제네시스급 디지털 경험을 대중차에서 만나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테슬라 모델 Y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에 국내 자동차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에 맞서 현대차그룹이 가격 경쟁 대신 ‘상품성 강화’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핵심 카드는 대화면 디스플레이,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그리고 사용자 편의성이다. 과연 이 전략이 테슬라로 향하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되돌릴 수 있을까.

제네시스급 대화면, 아반떼 속으로



현대차는 올해 출시될 8세대 아반떼를 시작으로 하반기 5세대 투싼 등에 17인치 와이드 센터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이는 기존 고급 라인업인 제네시스에서나 볼 수 있던 파격적인 크기다.

여기에 9.9인치 디지털 계기판까지 더해, 운전자의 시야를 가득 채우는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국민차’로 불리는 아반떼에 이 같은 대화면을 적용하는 것은, 대중 모델의 가치를 끌어올려 테슬라의 가격 공세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플레오스 커넥트 시스템 / 사진=현대모터그룹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가치를 결정한다



단순히 화면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전문 계열사 포티투닷(42dot)이 개발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함께 탑재된다.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기반으로 해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앱을 설치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제공한다. 또한 생성형 AI 음성 비서 ‘글레오 AI’를 통해 더욱 편리하고 직관적인 차량 제어가 가능해진다. 무선 업데이트(OTA)는 기본, 출고 이후에도 차량의 기능이 계속해서 발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셈이다.

테슬라의 공세, 피할 수 없는 경쟁



현대차그룹의 이런 변화는 테슬라의 공격적인 시장 전략에 기인한다. 테슬라는 올해 초 모델 Y 스탠다드 가격을 보조금 적용 시 3,000만 원 후반대까지 낮추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로 인해 국산 내연기관 중형 SUV와 가격대가 겹치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모델 Y는 가장 많이 팔린 모델 자리를 차지하며 현대차와 기아를 위협했다. 6인승 모델 Y 롱바디 출시까지 예고된 상황이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화면은 키우고 물리 버튼은 남겼다



주목할 점은 대화면을 도입하면서도 사용 편의성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디스플레이 하단에 비상등과 공조 장치를 조작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근 많은 제조사가 모든 기능을 터치스크린에 통합하면서 불거진 ‘주행 중 조작 불편’ 문제를 의식한 설계다. 이는 대부분의 기능을 화면에 통합한 테슬라와 명확히 대비되는 지점으로, 실제 운전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차별화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하반기 본격적으로 출시될 신차들이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