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명운 건 재규어의 첫 순수 전기 GT, 포르쉐 타이칸 정조준. 올 하반기 공개 앞두고 극한의 테스트 돌입

1000마력 넘는 출력과 770km 주행거리 목표, 1억 8천만 원대 가격으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까

재규어 4도어 GT / 사진=JLR코리아


재규어가 브랜드의 미래를 건 승부수를 띄웠다.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의 완전한 전환을 선언한 이후, 그 첫 번째 결과물인 4도어 GT 모델의 혹한기 테스트 현장을 공개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닌, 브랜드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이 모델의 핵심은 극한의 환경을 이겨내는 ‘완성도’, 심장을 울리는 ‘성능’, 그리고 미래를 담은 ‘디자인’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과연 재규어는 이 한 대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영하 40도, 북극에서 시작된 담금질



재규어의 새로운 4도어 GT는 현재 스웨덴 북극권에서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담금질을 거치고 있다. 이번 동계 테스트는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극저온 환경에서 배터리 관리 시스템, 실내 온도 조절, 충전 성능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된 성능을 발휘하도록 차량을 조율하고 있다.

재규어 4도어 GT / 사진=JLR코리아


이는 단순히 추운 곳에서 차를 시험하는 수준이 아니다.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섀시 제어 시스템과 사륜구동 시스템의 안정성을 극한까지 밀어붙인다. 재규어는 총 150대의 프로토타입을 투입해 북극의 추위는 물론, 사막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수십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실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며 차량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재규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심장



성능은 타협이 없다. 새로운 4도어 GT는 재규어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도로용 모델이 될 전망이다. 3개의 전기 모터를 탑재한 사륜구동 시스템은 합산 최고출력 1000마력을 상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나 테슬라 모델 S 플레이드와 직접 경쟁하겠다는 선전포고다.

강력한 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주행 가능 거리와 충전 속도다.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최대 770km 주행을 목표로 하며, 단 15분 충전으로 321km를 달릴 수 있는 초고속 충전 기술도 탑재된다. 단순한 직선 주로의 강자를 넘어, 올 휠 스티어링과 액티브 댐퍼 등을 통해 재규어 특유의 정교하고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까지 구현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를 버리고 미래를 입다



이번 신차는 디자인에서도 완전한 변화를 예고한다. 긴 보닛과 유려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을 갖춘 패스트백 실루엣은 재규어의 미래 비전을 담은 ‘타입 00’ 콘셉트의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계승했다. 특히 후방 유리를 과감히 없앤 디자인은 파격 그 자체다.

실내는 고급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지속가능한 가죽과 울, 황동, 트라버틴 같은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특별한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그랜드 투어러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 예상 시작 가격은 약 13만 달러, 한화로 약 1억 8천만 원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재규어는 이 모델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9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경쟁이 치열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재규어의 대담한 도전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