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세 둔화에 완성차 업계가 전략을 수정했다.
현대차·기아를 필두로 2026년 하이브리드 신차 대전이 예고된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모두가 의심치 않았던 시기, 시장의 흐름이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하는 사이,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무서운 기세로 판매량을 늘리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는 소비자의 현실적인 고민, 충전 인프라의 한계, 그리고 제조사들의 발 빠른 전략 수정이 맞물린 결과다. 2026년을 기점으로 시장의 지각변동을 이끌 국산 하이브리드 신차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5년 만에 4배, 하이브리드의 조용한 역습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020년 12만여 대에서 2025년 41만 대를 돌파하며 5년 만에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내연기관차의 익숙함과 전기차의 효율성을 모두 갖춘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특히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충전의 번거로움, 동절기 주행거리 감소 등의 불안 요소가 없는 점이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연비와 성능, 유지비까지 고려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제네시스, 2026년 승부수 띄운다
시장의 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자동차는 2026년 2분기 아반떼 완전변경 모델을 시작으로 3분기에는 주력 SUV인 투싼의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두 차종 모두 새로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상품성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참전이다. 그동안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 라인업에 집중했던 제네시스는 2026년 하반기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GV80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현대차가 개발한 차세대 ‘P1+P2 병렬 구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 기존 2.5 가솔린 터보 모델을 뛰어넘는 성능과 연비 효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부터 중견·수입차까지, 하이브리드 대전 참전
기아 역시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최근 소형 SUV 시장의 강자 셀토스의 완전변경 모델에 브랜드 최초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르노코리아와 KGM 등 국내 중견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든다. 르노코리아는 새로운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KGM은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무쏘 등 주력 모델로의 확대를 검토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수입차 브랜드 역시 다양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마일드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를 예고하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업계는 전기차로의 완전 전환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그 과도기를 하이브리드가 지배할 것으로 전망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