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 뒤흔들 토요타 하이랜더 EV, 팰리세이드보다 큰 차체와 EV9 위협하는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
한 번 충전으로 515km 주행, 토요타 최초 V2L 기능까지 탑재하며 상품성 대폭 강화.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4월, 가족과 함께 떠나는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대형 패밀리 SUV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가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 모델 ‘하이랜더’를 순수 전기차로 전환해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토요타의 이번 행보는 기아 EV9과 현대 아이오닉 9이 주도하는 시장에 던지는 강력한 출사표다. 업계는 토요타의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 넉넉한 공간, 그리고 뛰어난 성능까지 갖춘 하이랜더 EV가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하이랜더 EV는 국내 대형 전기 SUV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까.
EV9보다 1000만원 저렴한 가격
하이랜더 EV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가격이다. 북미 시장 예상 시작 가격은 약 4만 8,000달러(약 6,910만 원)로 책정됐다. 이는 경쟁 모델인 기아 EV9(5만 4,900달러)보다 약 1,000만 원, 현대 아이오닉 9(5만 8,955달러)보다는 1,500만 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여기에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되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아 7,500달러의 연방 세액 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이는 실질적인 구매 부담을 크게 낮추는 요인으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15km 주행거리와 강력한 사륜구동
하이랜더 EV는 성능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배터리는 77.0kWh와 95.8kWh 두 가지 용량으로 제공된다. 특히 95.8kWh 배터리를 탑재한 사륜구동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미국 EPA 기준 최대 514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 출력 338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싱글 모터 전륜구동 모델 역시 461km의 넉넉한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DC 급속 충전 시 3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채울 수 있으며,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는 NACS 포트를 기본으로 장착해 충전 편의성을 높였다.
팰리세이드보다 큰 압도적인 차체
공간 활용성은 패밀리 SUV의 핵심 경쟁력이다. 하이랜더 EV는 전장 5,050mm, 휠베이스 3,050mm로 국내 대표 대형 SUV인 현대 팰리세이드(전장 4,995mm, 휠베이스 2,900mm)보다 한층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3열 좌석을 접으면 적재 공간이 최대 1,292리터까지 확장되어 캠핑이나 차박 등 다양한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인다. 실내에는 14인치 대형 터치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공조 장치는 직관적인 물리 버튼을 유지해 운전 중 조작 편의성을 배려했다.
V2L 기능과 최신 안전 사양 기본 탑재
하이랜더 EV는 토요타 전기차 최초로 차량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V2L(Vehicle-to-Load) 기능을 탑재했다. 이는 아웃도어 활동 시 다양한 전자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
안전 사양으로는 최신 ‘세이프티 센스 4.0’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이를 통해 충돌 방지 보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등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을 누릴 수 있다. 상위 트림에는 오프로드 주행을 돕는 멀티터레인 셀렉트 기능과 겨울철 충전 효율을 높이는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기능도 추가된다.
토요타는 2027년 중반까지 북미 시장에 총 7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이랜더 EV는 그 선봉에 서는 모델로,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를 열겠다는 토요타의 의지를 보여준다.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이지만, 대형 전기 SUV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고려할 때 출시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